- 공립신설계획안 수정 가결
- 의원들, 사익보호 입장 쏠려
- "입김·로비의 결과물" 지적도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시교육청의 공립유치원 확충에 제동을 걸고 나섬으로써 공익보다 사립유치원들의 사익보호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립유치원들의 입김에 휘둘려 공립유치원 설립 수를 줄이고, 확충 예산마저 전액 삭감한 것은 교육의원의 본분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비판이다.
시의회 교육위는 내년 7개 공립유치원 신설 계획이 담긴 시교육청 조례개정안을 지난달 30일 등 두 차례 심의 보류했다가 심의마감일인 지난 6일 밤 늦게까지 논란을 벌인 끝에 겨우 수정 가결했다. 신설 수를 6곳으로 축소한 데다 학급(전체 12개)의 절반은 수요가 적은 '특수학급'으로 조정한 것이다.
게다가 2013년 11곳 신·증설 계획에 필요한 40억3619만 원의 예산안도 내년 교육비특별회계에서 모두 삭감하고 예비비로 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위의 이런 조치는 일부 의원들이 공립유치원 확충에 반대하거나 부정적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들 의원은 그 이유로 '설립위치가 부적정하다' '기존 사립유치원들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는 표면상 이유일 뿐 실제적으로는 사립유치원 측의 입장과 논리에 쏠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30일 교육위에서 황상주 의원은 "해마다 2만여 명의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현재 사립유치원들이 정원 중 70%밖에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공립유치원 신설에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또 신설 계획지역에 아이들이 적어 위치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최부야 의원도 "사립유치원들이 인원을 못채워 먼 지역까지 아이들을 태우러 다니는데 새로 공립유치원을 늘리는 게 맞느냐"며 사립유치원 측의 입장을 두둔했다.
이번 상임위 회의기간 중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이 교육위를 대거 찾아와 공립유치원 설립에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현재 사립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백선기 의원이 교육위에 소속돼 있다는 점도 공립유치원 확충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 시민단체들의 반발과 언론의 비판 등이 없었다면 조례개정안 자체가 부결(무산)됐을지도 모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상당수 교육의원들이 공립유치원 확충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일권 교육의원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산지역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1145명 중 93.2%가 공립유치원 설립 확대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부산의 공립유치원 수와 원아 수용률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낮다"면서 "공립유치원이 들어서면 인구 유인과 지역발전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교육청이 사립유치원 위주의 정책을 펼친 것이 이런 현상을 초래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내 택지개발지구 등에 공립유치원 설립 부지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고, 공립유치원 확충 의지가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시의회 교육위 관계자는 "이번 조례개정안에 대한 수정 가결과 예산 삭감에 사립유치원들의 로비와 영향력이 많이 미친 것 같다"며 "공립유치원 확충을 둘러싼 마찰과 논란이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