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 태부족 관리 안돼
- 정부·정당, 복지경쟁 무색
김영호(56·가명) 씨는 지난해 11월 21일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인근 덕천1동의 한 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겼다. 하지만 아는 사람의 집으로 주소만 바꿨을 뿐 그는 인근 야산에 텐트를 치고 살았다. 기초생활수급자였던 김 씨가 집세를 내지 못하고 쫓겨나 노숙 생활을 한 것이다. 한동안 그는 텐트에서 혼자 지냈고 아무도 그를 찾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초 산에서 내려갔다가 사회복지사와 만났다. 사회복지사는 텐트 생활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김 씨가 예전에 살았던 식당 건물 지하에서 지내도록 주선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몸이 좋지 않았던 김 씨는 두 달 가까이 건물 지하에서 혼자 지냈고 결국 건강이 악화되면서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마침 건물 주인이 김 씨를 발견하고 사회복지사에게 연락해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중태다.
김 씨의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4대보험도 안 되는 무허가 신발제조 공장에 다니던 중 지병인 간질이 심해지면서 문에 몸을 부딪혀 크게 다쳤다. 그 후 술에 의존해 살다 급기야 부인과 이혼하면서 아들과 딸도 가출한 뒤 연락을 끊었다. 2일 뒤늦게 연락을 받고 달려온 딸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눈물만 흘렸다.
복지 시대다. 새로운 정책이 쏟아지고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지만 정작 복지 사각지대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는 현재의 복지 제도가 기초생활수급자 등 시혜 대상자들을 현장에서 돌보는 데 중점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 사회복지통합전산망이 운영되면서 상황은 더욱 심해졌다. 자료 정리가 중요한 통합전산망 운영에 복지 공무원들이 매달리면서 현장을 돌며 관리를 하는 시간이 줄었다. 특히 일선 읍·면·동 복지 공무원들까지 행정업무로 사무실에 갇히는 시간이 길어져 수급자들의 실생활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20년 넘게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했던 한 공무원은 "지금 체제로 간다면 복지사가 늘어나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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