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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연산교 부근 온천천변에서 포클레인이 동원돼 산책로 등이 마구 파헤쳐지고 있다. 강덕철 기자 kangdh@kookje.co.kr |
- 멀쩡한 야외 물놀이장 철거, 어도·보행로도 마구 파헤쳐
- 주민들 "세금 남아도나" 비난
부산의 대표적인 생태하천인 온천천이 예산 낭비성 중복공사로 만신창이가 돼 신음하고 있다.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는 온천천에 쉴 새 없이 공사가 진행돼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생태하천'이란 이름값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19일 오후 2시께 온천천 세병교 아래 농구장 옆. 사방으로 높이 3m 이상의 철제 칸막이가 쳐져있고 덤프트럭들이 쉴 새 없이 들락거리고 있었다. 이 때문에 뿌연 흙먼지가 휘날려 산책나온 시민들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눈살을 찌푸렸고, 칸막이 입구에는 포클레인이 파헤쳐진 검은 흙 위에 볼썽사납게 버티고 서 있었다.
사정은 세병교를 포함한 사직천 합류부부터 안락교까지 온천천 하류 3.2㎞ 전 구간이 비슷했다. 곳곳에서 덤프트럭과 포클레인이 동원돼 공사에 분주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걷고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고 운동하며 휴식을 즐기던 온천천이 아니라 한창 개발 중인 건설현장 같았다.
보행로는 여기저기 끊어져 출입이 막혀 있었다. 더 심각한 것은 자전거도로였다.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이 수시로 자전거도로를 지나다녀 자전거를 타던 시민들이 인근 잔디밭으로 급히 피하는 아찔한 장면이 수시로 눈에 띄었다. 현재 진행 중인 주요 공사는 준설과 호안 정비다. 공사 구간에는 시커먼 준설토가 널렸고, 거대한 돌덩이들이 잔디밭 위에 흉물스럽게 방치돼 미관을 해치고 있었다.
여름철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야외 물놀이장 세 곳 가운데 두 곳도 철거 중이다. 안락교와 연산교 사이에 위치한 제3 물놀이장에는 두 대의 포클레인이 동원돼 콘크리트 바닥을 깨고 있었다. 콘크리트에 묻은 파란색 페인트가 그곳이 물놀이장임을 짐작게 할 따름이다. 온천천에서 매일 운동을 하는 김지민(50·연제구 연산9동) 씨는 "집 앞에 온천천이 있어 좋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포클레인의 굉음과 몰려든 트럭 때문에 지금은 불편하다. 왜 공사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예산이 남아도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구간은 이미 지난 1998~2004년 88억 원이 투입돼 대대적인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한 곳이다. 그런데 부산시와 연제구, 동래구는 지난 2010년부터 올해 12월까지 33억7200만 원을 들여 또다시 같은 명목의 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중복공사는 상류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현재 금정구 도시철도 구서역에서 청룡동 청룡교까지 3.9㎞ 구간에 물고기가 다닐 수 있도록 만든 어도를 정비하고 있다. 이곳은 이미 지난 2005년 공사를 했는데 다시 돈을 들여 손을 보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의 물소리 소음 민원 때문"이라는 게 해당 지자체가 밝힌 시공 이유다.
(사)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온천천은 이미 정비가 잘 된 곳이다. 부산시와 기초자치단체가 무리하게 같은 공사를 되풀이하는 바람에 엄청난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