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쉰다" "돈 부풀려져"
- 자료 신뢰도 놓고 항의 봇물
근로능력이 없는 장애인 부모, 동생(21)과 함께 사는 대학생 A(여·22) 씨는 매달 지자체에서 4인 가족 기초생활수급비로 120여만 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140만 원을 몇 달에 걸쳐 환급하게 됐다. 지난해 상반기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 400만 원이 문제가 됐다.
B(여·58) 씨는 지난달 구청에서 "아들(38)이 지난해 상반기 공사장 일용노동자로 일하며 월 180만 원씩 소득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돼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서 제외된다"는 통보를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B 씨는 "지난해에는 아들이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했지만 지금은 몸이 좋지 않아 쉬고 있다"며 "당시에도 월 180만 원씩 벌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훨씬 적게 벌었다"고 항변했다.
정부가 복지대상자의 소득·재산 정기조사를 실시하면서 복지급여 대상자와 부양의무자의 일용근로소득 자료를 반영하자 기초생활수급자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연말, 2011년 상반기 임시·일용 소득이 발생했지만 자진신고하지 않은 기초생활수급자 10만 명(총 150여만 명)을 일선 구·군에 통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부산지역 구·군이 확인조사를 벌이면서 이 같은 사례가 속출해 곳곳에서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A 씨처럼 중·고·대학생의 아르바이트 소득을 잡아내 수급비를 환수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보건복지부는 청소년, 대학생, 장애인, 65세 이상 수급자에 대해 6개월 한시 특례를 적용해 소득의 일정 부분을 차감·공제해주겠다고 나섰지만 환급 대상자는 여전히 많다. 부산지역 한 지자체에서는 당초 290여 가구 중 150여 가구가 환급대상으로 추려졌다.
B 씨의 아들처럼 지난해와 달리 현재 일용근로를 하지 않는 수급자나 부양의무자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자료의 신뢰성도 의심받고 있다. 일용근로소득은 사업주가 국세청에 신고한 내역인데 건설업계에서 세액 공제를 받기 위해 임금을 부풀려 신고하거나 명의를 도용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현재 일용노동을 하지 않거나 국세청 신고소득과 다른 이들의 경우 소득을 잡지 않겠다는 수습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일선 공무원들은 신뢰할 수 없는 일용근로소득 자료를 바탕으로 수급자의 형편을 일일이 따지는 비효율적 업무를 1년에 두 차례 반복하게 생겼다.
'현장 복지' 공백도 우려된다. 한 지자체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복지부가 전체 수급가구의 절반을 소득 조사 대상으로 통보했는데 이중 30% 가량이 일용소득 때문이었다. 그런데 현재 일을 하지 않거나 소득이 부풀려 신고돼 적용할 수 없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매년 두 차례 정기조사에서 일용근로소득 자료를 계속 반영한다면 수급자의 불안과 스트레스 가중은 물론 행정력 낭비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