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동네슈퍼 아저씨의 몰락

대형마트 입점에 폐업…다른 가게 종업원 전전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12-03-22 21:17:34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월급은 빚 갚는 데 쓰고 금품 빼돌려 생계 유지, 50대 남성 불구속 입건

마트에서 현금과 생필품을 훔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이 남성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형 마트가 얼마나 많은 소상공인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가는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박모(52) 씨는 지난해 초까지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몇 년째 소형 마트를 운영한 어엿한 사장님이었다. 평생 마트에서만 일해온 덕에 마트 운영이라면 자신 있었다. 장사가 한창 잘될 때는 배달 나갔다 돌아와서 자리에 앉을 틈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어느 날 불어닥친 대형 마트의 광풍은 박 씨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 마트 주변에 대형 마트가 하나둘 생기자 단골손님들이 줄줄이 발길을 끊었다. 결국 마트는 문을 닫았고, 박 씨는 빚만 잔뜩 안은 채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6월 박 씨가 찾은 일자리는 얄궂게도 북구 화명동의 한 중형 마트 종업원이었다. 늦은 나이였지만 젊은 아르바이트생 못지않게 힘든 일도 척척 해냈다. 마트 사장 김모(51) 씨는 그런 박 씨에게 믿음이 갔다. 또 동년배인 박 씨의 처지가 남의 일 같지도 않았다.

지난해 11월 사장 김 씨는 박 씨에게 북구 구포점 점장 자리를 맡겼다. 그동안 성실하게 일해온 데다 마트를 운영해왔던 경력이 있어 박 씨에게 신뢰가 갔기 때문이다. 박 씨가 한 달 월급으로 손에 쥐는 200만 원은 넉넉지는 않았지만 고등학생인 아들과 처가 함께 먹고 살기에 크게 부족한 돈은 아니었다.

문제는 마트를 정리하고 떠안은 빚이었다. 일해서 버는 수입은 그대로 빚 갚는 데 모두 나갔다. 결국 박 씨는 필요한 현금과 먹을거리를 마트에서 슬쩍해서 생계를 유지해나갔다. 박 씨는 돈이 필요하거나 찬거리가 필요하면 사장과 동료가 퇴근하고 마트가 비는 때를 기다렸다. 관리를 위해 가지고 있던 열쇠로 마트에 들어가 현금과 생필품을 빼돌렸다.

이렇게 지난 1월 7일 밤 11시께 금고에 있던 현금 100만 원과 쌀 1포대를 훔치는 등 점장으로 있던 지난해 11월 1일부터 지난 1월 20일까지 3개월 동안 30차례에 걸쳐 2000만 원에 달하는 현금과 휴지, 우유 등 생필품을 훔쳤다. 2, 3일에 한 번은 범행을 저지른 셈이다.

박 씨의 이 같은 범행은 매출이 급감하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사장 김 씨가 경찰에 신고해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CC(폐쇄회로)TV를 분석한 끝에 범행을 확인하고 박 씨를 붙잡았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22일 박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추석 연휴 70대 노모 살해한 50대 딸 검거
  2. 2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3. 3비 와도 ‘부캉이’ 보러 북항 북적…추석 연휴 23만명 몰려
  4. 4[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5. 5[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6. 6트럼프, 이란 ‘7일 계획’ 제안 거부…선거 후 폭격 가능성
  7. 7[날씨칼럼] 가을 태풍, ‘설마’하는 안일함보다 ‘미리’ 대비해야
  8. 8부하 직원 상습 성추행한 60대 임원 징역형 집유
  9. 9부울경 오후까지 흐리고 비…낮 최고 22∼24도
  10. 10빠르게 느는 '10대 마약밀수범'…올해 적발인원, 작년 넘어서
  1. 1[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2. 2“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3. 3李대통령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조속 재개해야”
  4. 4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거부' 여진…여야 공방 계속
  5. 5군·유엔사 ‘DMZ 지뢰 추정 폭발’ 현장 조사 절차 시작
  6. 6국힘, DMZ 지뢰사고 공세 지속…“증거유실 기다리나”
  7. 7[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8. 8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9. 9[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10. 10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1. 1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2. 2빠르게 느는 '10대 마약밀수범'…올해 적발인원, 작년 넘어서
  3. 31243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5억 9252만 원씩
  4. 4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5. 5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6. 6[차호중의 재테크 칼럼] 통화량과 물가
  7. 7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8. 8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9. 9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10. 10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1. 1추석 연휴 70대 노모 살해한 50대 딸 검거
  2. 2비 와도 ‘부캉이’ 보러 북항 북적…추석 연휴 23만명 몰려
  3. 3[날씨칼럼] 가을 태풍, ‘설마’하는 안일함보다 ‘미리’ 대비해야
  4. 4부하 직원 상습 성추행한 60대 임원 징역형 집유
  5. 5부울경 오후까지 흐리고 비…낮 최고 22∼24도
  6. 6추석 연휴 셋째날 부산→서울 7시간…귀성길 정체 풀려
  7. 7남양주서 70대 여성 흉기 피습…50대 운전기사 체포
  8. 8부산 부암고가교서 차량 4중 충돌, 5명 부상…한때 양방향 통행 통제
  9. 9추석 연휴 셋째 날 귀경길 정체 완화…부산→서울 5시간40분
  10. 10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1. 1[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2. 2[속보] 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3. 3한국 남자핸드볼, 중국 꺾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4. 4[속보] 여자농구, 일본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남녀 동반 우승
  5. 5[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6. 6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7. 7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8. 8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9. 9[속보] 한국 3대3 남자 농구,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
  10. 103경기 1실점 철벽 마운드 韓, 조1위 슈퍼라운드행
위기가정 긴급 지원
재활치료 다문화가정 가장…치아 없어 식사도 못해
풀뿌리 인디 죽이는 규제
현장 요구 日 행정 수용…음식점 소공연장 춤 허용 이끌어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