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씨 사망 소식에 애도 물결
- 일부는 못 믿겠다는 반응도
- 월북 원인 놓고 갈등은 여전

'통영의 딸' 신숙자(70) 씨가 북한에서 사망했다는 북측의 유엔(UN) 답변서한(본지 9일 자 1면 보도)이 알려진 9일 신 씨의 고향인 통영시민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신 씨 모녀 구출운동이 본질을 벗어나 이념적 문제로 변질되면서 시민들 간 분열을 조장하기도 했지만, 신 씨 송환에는 모두 한마음이었기에 상실감은 더했다.

시민 이정학(47) 씨는 "신 씨 송환 문제는 통영시민뿐 아니라 전 국민의 염원이기도 했는데, 안타까움이 크다"며 애통해 했다.

임정은(여·40) 씨는 "곧 돌아올 것 같았는데 생을 마감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슬프다. 그의 두 딸이라도 송환되기를 기원한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일부 시민들은 신 씨의 사망 소식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김영호(52) 씨는 "북한 당국이 언제 어디서 신 씨가 숨졌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은 만큼 아직 단정하기에는 이르지 않느냐"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시민들은 신 씨가 숨졌다면 그의 유해라도 고향 땅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시민들이 신 씨 사망에 애도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월북 원인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특히 북한 당국의 답변서한 중 '신 씨의 남편 오길남이 가족을 버렸고 죽음으로 내몰아 두 딸은 오 씨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으며 만나는 것을 강력 거부한다'는 대목에서는 예술계와 보수진영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역 예술단체는 "두 딸의 답변에서 보듯이 신 씨 모녀의 월북은 남편 오 씨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며 "작곡가 윤이상의 (신 씨 모녀) 월북 개입설은 애초부터 있지도 않은 터무니 없는 음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수진영에서는 "북한이 두 딸 송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거짓 발표를 했을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신 씨 모녀 송환운동을 주도했던 통영 현대교회 측은 아직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교회 관계자는 "언론사의 전화 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담임목사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