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신고로 3시간만에 붙잡혀
- 검찰, 사실 숨기기만 급급 비난
검찰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이던 미결수가 달아났다가 3시간 만에 시민의 신고로 붙잡혔다. 비록 조기에 검거했지만 검찰 소환을 받은 미결수 관리에 커다란 허점을 드러냈다.
울산지검과 부산구치소에 따르면 29일 오후 1시30분께 울산지검 별관 2층 특수부 검사실에서 원자력발전소 납품 관련 비리로 조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이던 김모(48) 씨가 달아났다. 김 씨는 점심식사를 위해 수갑과 포승줄을 잠시 푼 상태에서 교도관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창문을 통해 빠져나갔다. 김 씨는 도주 3시간 만에 울산지검 청사에서 4㎞가량 떨어진 울산 남구 무거동에서 미결수 복장인 하늘색 면티 차림에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한 시민의 신고로 검거됐다.
김 씨는 현재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이며, 이날 조사를 받기 위해 울산지검으로 소환됐다. 소환 당시 김 씨는 부산구치소 교도관 3명에 의해 호송됐지만, 도주할 때에는 한 명의 교도관만 김 씨를 감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허술한 미결수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또 검찰은 김 씨의 도주 경위와 과정, 도주 이유 등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아 달아난 미결수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보다 도주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탈출 소동을 벌인 김 씨는 고리원전 제2발전소 2급 팀장으로, 지난해 12월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의해 원전 납품 관련 비리로 기소돼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김 씨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H사 등 납품업체 10여 곳에서 3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에 벌금 7000만 원, 추징금 3억7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울산지검은 이날 원전 로비스트 윤모(56) 씨와의 대질심문을 위해 김씨를 소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