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가운데) 경남지사가 5일 오후 한국수자원공사 직원의 안내를 받아 낙동강 창녕함안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경남도 제공

- 보 조성 탓 호우피해 확대 전망
- 홍수총량제 도입 필요성 언급

정부의 4대강 사업 영향으로 낙동강에 퇴적물 누적과 규조류 과다 발생 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집중 호우가 예상되는 올 여름철에는 침수 피해가 상·하류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5일 경남도 낙동강특위 소속 부산가톨릭대 김좌관(환경공학과) 교수, 인제대 박재현(토목공학과) 교수 등과 함께 헬기를 타고 낙동강 일대를 둘러봤다. 김 지사 일행은 이날 창녕함안보 현장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시찰 결과를 설명했다.

이들은 브리핑에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낙동강 재퇴적과 '보' 조성에 따른 규조류 과다 발생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교수는 낙동강 상류 본포교와 황강 일대 재퇴적 현상이 심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황강은 강변 3분의 2가량이 모래로 쌓여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수자원공사 측이 퇴적물 누적에 따른 침식 방지를 위해 하상유지공을 추가로 조성해 놨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수공 측이) 역행 침식을 막기 위해 인근 돌을 가져다 까는 등 다시 자연을 파괴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름철 집중 호우 때 홍수 피해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정부의 낙동강 사업에 따라 '보' 등이 조성됨으로써 평상시 2.5억 t의 4배인 10억 t의 수량을 확보하게 된다"며 "홍수 때 이 물이 모두 낙동강 하류로 집중될 경우 지천에 있는 물이 본류로 빠지기 힘들어 역류 등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 이전에는 낙동강 하류의 침수 피해가 문제였다. 그러나 지금은 '보' 조성으로 전체 수량이 훨씬 많아져 홍수 피해가 상·하류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다.

녹조류와 규조류 발생 문제도 지적됐다. '보' 조성으로 강정보 상류에는 벌써부터 녹조류가 발생했고, 규조류도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창녕함안보와 합천창녕보 등으로 물 고임이 심화되고 총인 농도가 높아져 과도한 규조류 발생의 원인이 된다"면서 "이는 수질악화로 곧장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김 지사는 "이번 현장 점검에서 역행 침식과 재퇴적, 녹조류 발생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폭우가 예상되는 올 여름철 상황을 지켜본 뒤 낙동강 사업에 따른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수총량제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낙동강 유역 곳곳에 홍수 감당 유량을 할당해 강변 저류소, 지하 유수지 등을 설치하는 내용의 총량제를 도입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경남도는 이에 따라 홍수 피해가 심한 일부 하천에 홍수총량제를 도입하기 위한 전문기관 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