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자력본부는 온종일 혼란스러웠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점검 결과 발표에 맞춰 주민들과 시민단체 등이 반대 시위와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어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김제남 의원과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고리원자력본부 정문 앞에서 전문성이 없는 IAEA의 안전점검을 용납 못 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후 1시30분께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이 형식적인 IAEA 현장조사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어 오후 2시30분께 IAEA 점검결과 기자회견에 지역주민들도 참가했다. 기자회견 준비 도중 지역주민들은 고리본부에서 제공하는 보도자료를 받고 "일주일 동안 검사한다고 해놓고 발표 이틀 전에 미리 보도자료가 나와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IAEA 점검단에게 소리치며 강력히 항의한 뒤 퇴장했다.
이에 IAEA 미로슬라브 리파르 점검단장은 "파키스탄, 슬로바키아에 다녀왔지만 이 같은 물리적 반대시위는 처음 본다.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12일 오후 2시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소집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뒤 정부에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충분한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원전 재가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부산시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시민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만큼 정부에 납득할 수 있는 안전 대책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종근 기자 곽태민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