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괴정·다대동 노래방 화재
- 장마철 전기관련 150~180건
- 대형 영상장치서 주로 발생

장마철 높은 습도와 냉방기기 사용량 증가 등에 따라 전기로 인한 화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18일 낮 12시께 부산 사하구 괴정동 5층 건물 2층에 위치한 노래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영업 준비 중이던 종업원(21)이 카운터 뒤편에 있던 전기 개폐기를 올리자 '펑'하는 소리와 함께 5번 방에서 불이 나 30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같은 건물 5층 모텔에 투숙 중이던 박모(여·48) 씨가 연기에 질식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화재가 발생한 노래방 5번 방은 기계와 소파 등이 전소, 12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냈다.

이날 오후 6시20분께에도 사하구 다대동 지하 1층 노래방에서 전기 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12분 만에 진화됐다. 업주 강모(51) 씨는 영업을 시작하기 위해 전기 개폐기를 올리자 2~3분 뒤 2번 방 노래방 모니터 뒤편에서 '타닥' 소리와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고 진술했다. 이 불은 노래방 기계와 천장 일부를 태워 3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냈다.

19일 부산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장마철 전기관련 화재 건수는 2009년 182건 2010년 186건 2011년 151건으로, 매년 150~180건 씩 발생하고 있다. 장마철 전선에 쌓인 먼지가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하면 전기가 통하는 도체가 되는데, 이때 누전된 전기가 먼지를 통해 합선이 되면서 불이 붙는 것이다.

이러한 화재는 특히 노래방이나 유흥주점에 있는 대형 영상장치에서 자주 발생한다. 점검 편의 등을 위해 기계 뒷면에 뚜껑을 씌우지 않는 데다 청소도 자주 하지 않아 먼지가 항상 쌓여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09년 1월 부산 영도구에서 9명의 인명피해를 낸 상하이노래방 화재도 같은 원인으로 발생했다.

가정에서도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는 느슨하게 꽂은 콘센트로 흐르는 미량의 누전된 전기가 먼지에 옮겨붙으면서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부산 중부소방서 허영호 예방안전과장은 "장마철에 전기로 인한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통풍을 자주하고 청소를 깨끗이 하는 것은 물론, 오래된 건물일 경우 노후 전기배선을 교체하고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