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청 공보실 개입 의혹" 주장도

최근 부산지역 70여 개 여성단체가 '옷 로비'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을 옹호하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이 중 일부 단체는 이 논평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8일 부산시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 등 70여 개 여성단체는 '가혹하고 엄격한 잣대, 마녀사냥식 공격을 자제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여기에서 이들은 "취임 초기 발생한 작은 실수가 일파만파 확대되는 것은 가히 우려스럽고 어이가 없다"며 "사퇴를 거론하거나 본질적인 면을 호도하는 등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현명한 해결 방식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여협은 또 "큰 죄로 몰아세우고 처벌하는 것만 능사가 아니다"며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비리 근절 의지를 새롭게 다지는 기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본지는 논평 아랫부분에 적힌  70여 개 단체 중 일부에 전화를 걸어 논평 작성에 참여했는지 여부를 취재했다. 그 결과 여성단체들 중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사)부산광역시여성단체협의회는 "독단적 생각으로 논평을 낸 것은 아니고 모든 단체와 의논해 글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A 단체는 "금시초문이다. 그런 논평에 관해 입장을 밝힌 바 없다"고 말했고, B 단체도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겠다. 여협에서 쓴 논평인지 몰라도 우리에게 의견을 물었던 적은 없다"고 밝혔다. C 단체 역시 "회원이 2만 명가량 되는데 전체 의견이 포함된 논평이 아닐 것"이라며 "우리 모임 회장이 여협 간부인데 논평에 참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논평 작성에 참여했다고 밝힌 단체도 있다. D 단체는 "옷값이 얼마나 된다고 이렇게까지 비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임 교육감이 끝까지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격려해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여성 단체의 논평이 부산시교육청 공보실에서 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황상주 의원은 "여태껏 여성단체들이 펼쳐온 활발한 활동들과 논평 내용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만약 여성단체들이 작성한 것이 맞다면 임 교육감을 지지하는 극소수가 썼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