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뇌물수수 비리로 기소된 한국수력원자력 간부들에 대해 잇따라 중형을 선고하고 있다.

울산지법은 협력업체로부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기소된 한수원 고리 2발전소 계측제어팀 과장 최모(42) 씨에게 징역 1년에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1480만 원을 추징했다고 9일 밝혔다.

최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2011년 10월 원전의 계측장비 유지보수를 맡은 업체의 간부에게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해 현금 500만 원을 받은 것이라고 법원은 설명했다.

또 동료직원이 운영하는 원전 인력업체를 감독하면서 잘 봐주는 대가로 5차례에 걸쳐 980만 원을 받은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원자력발전의 설비관리에 관해 고도의 공정성을 갖고 직무를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 피고인은 그 본분을 망각했다"며 "같은 한수원 직원으로부터도 부정한 청탁과 돈을 챙겼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로 말미암아 원자력발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늘고 아울러 원자력발전의 설비관리 업무 자체에 현저한 부실이 초래됐다고 볼 수밖에 없어 엄벌에 처할 필요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울산지법은 지난 5월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국수력원자력 영광원전본부 간부인 이모(45) 씨에게도 검찰의 구형량(징역 2년) 보다 많은 징역 3년에, 벌금 5000만 원에 추징금 2300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이처럼 법원이 뇌물비리로 기소된 한수원 간부들에 대해 중형을 선고한 것은 원전 안전을 걱정하는 국민적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