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남 통영 산양초등학교 교정에서 학생과 교사들이 한아름 양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는 가운데 한 양의 아버지가 망연자실한 표정을 하고 있다. 박현철 기자

- 아버지, 딸 영정 붙잡고 오열
- 동네 주민들도 눈시울 붉혀
- 방학에도 학교 나온 친구들
- 운동장 모여 마지막길 배웅

실종된 지 엿새 만에 살해된 채 발견된 한아름(10) 양의 장례식장은 온통 눈물바다였다.

25일 오전 경남 통영 적십자병원 옆 숭례관에서 열린 한 양 장례식에는 유족과 마을 주민, 학교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한 양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비통한 심정으로 지켜보며 영면을 기원했다. 운구 행렬 출발에 앞서 한 양의 아버지는 딸의 영정을 부여잡고 "아름아, 나중에 아빠가 하늘나라에 가 볼게. 잘 있어"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운구 차량은 장례식장에서 30여 분 거리인 산양읍 신전리 중촌마을(한 양이 살았던 곳) 입구에 도착했다. 한 양의 아버지와 오빠는 영정을 들고 마을 입구에서 70여 m 떨어진 집까지 걸어 도착했다. 영정이 한 양의 방으로 들어가자 아버지는 "우리 아름이 어떻게 하노…. 아름아, 아름아"라며 오열했다. 한 양의 책상 위에는 학교 알림장 공책이 주인을 잃은 채 놓여 있었다.

길가에 나온 마을 주민들은 한 양의 영정을 보고 눈시울을 붉히며 안타까워했다. 동네 한 할머니는 "평소 마을 사람들을 잘 따랐던 아이인데…. 아이고 불쌍한 것"이라며 애통해했다.

이어 운구 차량은 한 양이 다니던 산양초등학교로 향했다. 학교 운동장에는 방학 중인데도 한 양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친구들과 교사 등 100여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린 학생들은 운구 행렬이 교문을 지나 운동장으로 들어서자 참았던 눈물을 끝내 터뜨리기 시작했다.

한 양의 아버지는 한 양 친구들에게 "아름이가 없어도 자주 놀러와"라며 흐느꼈고, 학생들도 따라 울면서 운동장은 이내 눈물바다가 됐다.

한 양의 영정은 이 학교 2층에 있는 4학년 교실에 들렀다. 앞줄 맨 오른쪽 자리였던 한 양의 책상에 영정을 앉히자 아버지는 "여기에 앉아 있어야 하는데…"라며 통곡했다.

한 양의 아버지는 이 자리에 참석한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부모로서 마음이 찢어진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고, 김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운구 행렬은 통영시 추모공원으로 향했고, 한 양의 시신은 화장로 속으로 사라졌다. 마지막 떠나기 전 한 양의 영정 옆에는 '저기 하늘나라에서는 많이 많이 행복해라'고 적힌 조화가 눈에 띄었다. 유족들은 한 양의 유골을 경북 포항의 한 사찰에 봉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