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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수많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 본지 시리즈 공감대 형성
- 무질서한 현장 개선 위해
- 구청, 범시민대책위 추진
- 무분별한 상업행위 막고
- 파라솔 뽑아 조망권 확보를
12일 오후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에서 씨클라우드호텔로 이어진 구남로를 따라 해운대해수욕장으로 진입하니 갑갑한 무대장치가 가장 먼저 피서객을 맞았다. '이벤트광장'이라 불리는 이곳 한가운데에는 한 맥주회사 홍보무대와 스마트비치 매표소가 등을 맞댄 채 자리를 차지했다. 맥주회사 홍보무대가 설치되기 전인 지난달 말까지는 한 통신회사 홍보무대가 설치돼 매일 시끄러운 이벤트를 벌인 곳이다.
무대를 피해 백사장 쪽으로 접근하니 이번에는 파라솔이 시야를 막았다. 해안 바로 앞부터 이벤트광장까지 촘촘하게 꽂힌 파라솔 탓에 시원한 바다 풍경은 기대할 수 없었다. 관광객들은 어디에서 휴식을 취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파라솔을 배경으로 사진 한 컷을 찍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발걸음을 옮겨 해안산책로를 걷다 보니 파라솔 대여업체 직원들의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상체에 빈 공간이 없이 문신을 잔뜩 새긴 한 직원이 티셔츠를 입지 않고 대여용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해운대구가 제작한 이름표를 목에 건 직원도 찾아 보기 힘들 정도였다. 해안산책로에는 해운대구 홍보티셔츠를 입고 대낮부터 흡연에 술판을 벌인 직원들도 있었다. 피서객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직접 대면하기에 '해운대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이들에게서 '부산의 자랑 해운대'를 대표한다는 자긍심이나 주인의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철 대목을 노리는 뜨내기 장사꾼에 불과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6시30분이 다 돼 피서객 대부분이 빠져나간 백사장은 영락없는 쓰레기장이었다. 파라솔을 걷어낸 자리에는 피서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즐비했다. 특히 도보로 접근하기 좋아 피서객이 몰리는 이벤트광장 앞 파라솔 자리가 더 심했다. 여유로운 휴양지는 고사하고 백사장에 발을 들이기도 꺼림칙한 풍경이었다.
해운대구는 본지가 지적한 '난장판 해수욕장' 모습을 개선하기 위해 다음 달 '건전한 해수욕장 만들기 범시민추진위원회'를 만든다고 12일 밝혔다. 정·관계, 시민단체, 교수, 연안정비 전문가 등 각계각층 50명으로 구성해 해수욕장 무질서 행위 근절 대책, 이안류 등 자연재해 대처방안을 연중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가 외부 자문을 구하기 전에, 스마트비치 시스템 운영업체의 수입을 위해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이벤트광장을 기업 홍보무대로 내주고 동시에 관변단체나 다름없는 지역 봉사단체에 '그늘장사'인 파라솔 대여업을 맡겨 제멋대로 영업하도록 허가한 정책부터 되짚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공유지를 점유한 채 구의 행정지도도 개의치 않는 파라솔 대여업자들의 막무가내식 영업을 더는 두고 봐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시원한 바다를 볼 수 있도록 적어도 이벤트광장과 광장 앞쪽 백사장을 비우자는 목소리가 높다. 올여름 해운대해수욕장을 다녀간 피서객들 사이에서는 기업 홍보무대를 철수시키고, 파라솔을 뽑아내자는 볼멘소리가 유독 많이 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