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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비바람에 뽑히고 무너지고 잠기고…전국이 할퀴였다

곳곳서 피해 속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8-28 21:55:57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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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볼라벤이 북상한 2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길에 아름드리 가로수가 도로에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 항구에 정박해 둔 어선 전복 
- 차량 2000여 대 침수 · 파손
- 해상가두리 양식장 '쑥대밭'

- 속리산 정이품송 가지 꺾여
- 사찰문화재 등도 잇단 수난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강타한 28일 다행히 태풍의 주 영향권에서 비켜난 부산에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남지역의 경우 농작물 피해가 속출했다. 호남과 충청 등 서해안권과 수도권에서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사고도 잇따랐다.

   
강풍으로 전북 정읍시 상교동 향지마을 한옥 모정이 기둥이 부러져 폭삭 내려앉았다. 연합뉴스
○…부산지역에서 태풍 '볼라벤'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은 예상보다 지역에 미친 영향이 적은 것도 있지만, 시민의 철저한 준비 덕분이다. 그동안 태풍 피해를 입었던 부산시민이 언론을 통해 배운 대응방법으로 대비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밤 소방본부에는 시민의 전화가 수십 통 걸려왔다. 태풍으로 날아갈 가능성이 높은 간판에 대해 미리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또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을 포함해 태풍을 직접적으로 맞는 해변가 아파트 밀집촌의 베란다 유리창에서는 어김없이 엑스자로 테이핑을 하거나 신문지를 붙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난 27일 개강한 경성대는 등교하는 학생들이 태풍으로 다칠 것을 우려해 교수 재량에 따라 휴강하기도 했다.

○…이날 부산소방본부에 접수된 부산지역 태풍 피해는 52건에 달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다만 해안가에서는 어선이 전복되고 월파로 보도블록이 깨지는 일이 발생했다. 오전 10시께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호안도로에는 방수벽 위로 파도가 넘어와 보도와 도로에까지 밀려들면서 보도블록 100여 장이 깨졌다.

○…이날 새벽 제주 화순항 앞바다에서 좌초돼 선원 15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2척의 중국어선 중 한 배의 선장은 화순항으로 대피하지않은 것에 대해 후회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선적의 100t급 어선 월강성어 91105호 선장 이모(38) 씨는 이날 낮 가까스로 구조된 직후 "겁이 나고 정신이 없었다"며 사고 당시 순간을 털어놨다. 이 씨는 특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지 않고 거친 파도가 일던 화순항 앞바다에 머물렀던 이유에 대해서는 "91104호 선장이 우두머리고 우리는 그쪽에서 시키는 대로 할 뿐,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강력한 파도에 부숴져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해변으로 떠밀려 온 전복양식장 잔해에서 한 어민이 전복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의 영향으로 28일 새벽 순간 최대풍속 초속 51.8m의 강풍이 몰아친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앞 해상 전복 가두리 양식장은 처참한 광경 그 자체였다. 바둑판처럼 반듯하게 네모진 양식장은 온데간데없었다. 쓰레기처럼 변해버린 양식장 시설물이 엉키고 설켜 해안가로 떼밀려 있었다. 양식장이던 바다 한가운데도 둘둘 말려 엉킨 가두리 시설물이 이리저리 파도에 휩쓸리고 있었다.

○…송·변전 시설에 문제가 생겨 일부 발전소가 정지하거나 출력을 낮췄다. 호남 화력(24만 ㎾)은 변전소에 문제가 생겨 발전을 정지했다. 운행 재개에 3일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보령화력 1·2호기(100만 ㎾)와 보령복합 1∼3호기(135만 ㎾)는 송전 선로 파손으로 2∼3시간 가량 발전을 중단했다가 복구 후 운전을 재개했다.

○…태풍이 몰고 온 강풍으로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의 가지 1개가 또 부러졌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 정이품송 밑동 옆의 가지 1개가 부러져 있는 것을 보은군청 공무원이 발견했다. 부러진 가지는 서북쪽으로 뻗어 있던 지름 18㎝·길이 4.5m가량 되는 비교적 큰 가지다.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도 수난을 겪었다. 국보 제67호인 전남 구례군 화엄사 각황전 기와 일부와 보물 396호인 전남 여수시 흥국사 대웅전 용마루(기와) 일부가 파손됐다. 이 밖에도 전남 순천 낙안읍성(사적 제302호) 내 민속마을의 초가지붕이 날아가는 등 문화재청에 태풍 피해 사례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번 태풍으로 차량 2000여 대가 침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 강풍이 불고 300㎜ 이상의 집중 호우가 내려 2000여 대의 차량이 침수되거나 파손돼 100억 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됐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는 집계해 봐야 알겠지만 태풍 '매미'와 맞먹는 손실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5·18 민주화운동 현장의 산증인인 고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이날 오전 광주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 앞에 심어져 있던 150년된 회화나무 한 그루가 태풍에 뿌리째 뽑혀 나갔다. 이 나무는 도청 본관 내 은행나무(수령 300년)와 함께 전남도청을 상징하는 나무로 알려졌다.

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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