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민간단체, 집중단속·캠페인 나서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범 고모(23)씨가 평소 아동 포르노를 즐겨본 것으로 알려져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통영 초등생 살인 사건 이후 지난달 1일부터 집중 단속을 벌여 전국에서 파일공유(P2P) 사이트 운영자, 헤비업로더, 성인피시방 업주 등을 잇따라 적발하고 있다.

민간단체도 나섰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노 차일드 포르노' 캠페인을 벌여 홈페이지(www.childfund.or.kr)에 아동 음란물 근절과 관련된 정보를 게시하고 누리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동 음란물의 인터넷 유통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고씨를 추악한 성범죄로 전락시킨 아동 음란물은 단순히 소지만 해도 벌금을 물어야 하는 '위험인자'이지만 P2P 사이트 등에서 여전히 인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까지 개인 간 전송 수단으로 활용돼 음란물은 게릴라식으로 퍼지고 있다.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사람은 5년 이상 징역, 영리를 목적으로 판매·대여·배포·전시·상영한 사람은 7년 이하 징역을 받게 돼 있다.

영리 목적이 아니더라도 배포 등 행위를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을 받으며 다운로드를 포함해 단순히 소지만 해도 2천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있다.

아동·청소년을 음란물 제작자에게 알선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받는다.

이처럼 처벌규정이 명확한데도 아동 음란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실에 비춰 경찰의 단속이나 방송통신 심의가 겉도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제한된 인원으로 모니터링을 하다 보니 수많은 해외 사이트나 개인 간 전송을 모두 차단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아동 포르노 관련, 시정요구는 지난 7월 말 현재 31건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시정요구는 3만1천280건이다.

그 사이 아동 음란물은 아동 대상 성범죄마다 등장하고 있다.

통영 초등생 납치살해 사건 범인은 70편의 음란 영상물을 보관했다. 이 가운데 아동이나 청소년이 나오는 영상은 35편이나 됐다.

학교 운동장에서 초등학생을 납치·성폭행한 김수철도 범행 전날 10대가 등장하는 음란물 50여편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 인권 침해, 성범죄 유발 등 심각성을 고려해 아동 음란물 제작·유포 행위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 앨라배마주에 사는 60대 목사가 17세 이하 청소년이 출연하는 음란물 2편을 소지한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플로리다주의 20대 남성이 아동 학대 사진과 음란물을 컴퓨터로 내려받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 남성은 전과도 없어 판결이 지나치다는 논란이 일 정도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