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일 성범죄자에 대한 `성충동 약물치료'(일명 화학적 거세)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아동ㆍ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엄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또 15년간 중단된 사형 집행이 다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화학적 거세 관련법 개정 나서 =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ㅜ 열린 국무회의에서 "19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까지 약물치료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현행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은 16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 대해 약물치료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19세 미만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법무부 관계자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자의 처벌과 관련해 대상 연령을 19세 미만으로 하지 않고 굳이 16세 미만으로 한정하는 게 합리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성충동 약물치료법의 해당 조항을 가급적 빨리 개정할 방침이며 이르면 이달 중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개정 경과에 따라 법 체계의 통일성ㆍ일관성 유지 차원에서 여성가족부의 소관 법률인 아동청소년보호법 등 여타 법률의 개정이 추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법무부는 또 특정범죄자 위치추적에 관한 법률, 치료감호법 등의 개정도 추진할방침이다.
법무부는 이를 통해 전자발찌 제도가 생기기 전 발생한 성범죄자에게도 적극적으로 전자발찌를 소급 부착하는 방안, 보호관찰관이 월 4회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를 직접 면담하는 방안 등을 검토키로 했다.
◇다시 뜨거워진 사형 집행 문제 = 아울러 최근 흉악범죄가 잇따르면서 사형 집행 문제가 다시 사회적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말 이후 15년째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과거 국내에서는 서울ㆍ부산구치소, 대구ㆍ대전ㆍ광주교도소 등 고등법원 소재지의 구치소와 교도소에 사형장을 만들어 사형을 집행해왔다.
사법부와 헌법재판소는 사형제도 자체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1963년 사형제도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시한 이래 일관되게 이 견해를 유지하고 있고, 법원도 살인범이나 가정파괴사범 등 흉악범들에게 사형을선고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여러 차례 헌법소송에서 사형제를 합헌으로 규정한 데 이어 2010년 2월에도 사형제를 합헌 결정했다.
사형제가 극악 범죄자에 상응한 처벌이어서 헌법에 위배되지 않고 다수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다. 다만 헌재는 대상 범죄를 줄이거나 시대상황을 반영해 점진적으로 사형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무부의 경우 사형제도의 폐지 및 이를 대체할 절대적 종신형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집행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다만 법무부는 지난 2010년 3월 이귀남 당시 장관이 청송교도소를 방문해 사형 집행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해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또 `혜진ㆍ예슬양 살해사건' 등이 터진 이후인 2009년 3∼4월께 사형수 3명의 사형을 집행하는 방안을 추진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법무부는 21명을 죽인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의 정남규, 안양 초등생 납치살해 사건의 정성현 등 3명의 사형 집행을 검토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법무부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남녀 3천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64%가 사형 집행에 찬성, 18.5%가 반대한다는 결과를 얻었으며 이 의견도 함께 청와대에 올렸다.
그러나 청와대는 유럽연합(EU)과 추진 중이던 자유무역협정(FTA)에 걸림돌이 될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법무부도 사형 집행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사형 집행 검토 의견에 관해서는 들어본 게 없다"는 것이기본적인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