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다스 회장 이상은(79) 씨가 내곡동 사저 부지 특별검사팀의 수사 개시를 하루 앞둔 15일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출국 사유와 목적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도피성' 출국 의혹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이광범 특검팀은 16일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 씨 등 관련자 10여 명을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다만 이 대통령의 친형인 상은 씨와 내곡동 부지 매도인 유모 씨 등 2명은 이미 해외로 나간 상태여서 출국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상은 씨는 특검팀의 공식 출범일이자 수사 개시를 하루 앞둔 15일에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16일 0시부터 본격 수사에 나섰다.

　특검팀 관계자는 "상은 씨와 사전에 출국 관련 조율은 없었다"며 "이씨가 어디로 출국했는지 확인 중이며 확인되더라도 이씨의 행선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상은 씨는 조카 시형 씨가 내곡동 사저 부지를 11억2000만 원에 매입할 당시 6억 원을 빌려줬다. 검찰의 수사 결과 차용증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뿐 이자율과 변제기일 등의 구체적인 약정 조건과 차용증의 작성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상은 씨는 민주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하지 않아 특검의 우선 수사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내곡동 부지 매입자금의 절반을 넘는 거액을 빌려준 점과 출국 금지가 필요한 인물로 분류된 점만 봐도 이번 수사의 중요한 참고인으로 꼽힌다.

　더구나 상은 씨는 'BBK 의혹'과 관련해 실소유주 논란을 부른 다스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이기 때문에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6억원의 자금원에 대한 특검 수사 과정에서 다스의 지분구조 등 'BBK 의혹'이 다시 점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BBK와 관련된 주가 조작 혐의로 수감 중인 김경준 씨는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BBK 사건의 법적 피해자인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미국 소송을 대리한 한국계 메리 리 변호사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준의 누나인) 에리카 김이 다스와 비밀 합의를 통해 140억 원을 불법으로 인출했고 불법 수익금을 실질적으로 관리했지만 수사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다스는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했다며 김경준 씨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가 140억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상은 씨가 특검 수사를 피하고, 나아가 BBK 의혹의 재점화를 막기 위해 출국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에 따른 대통령 일가의 부도덕성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노컷뉴스/국제신문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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