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온 모녀, 신고로 들통

업무차 중국을 찾았다가 만난 탈북여성의 일곱살 난 딸을 수차례 성폭행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23일 중국 현지에서 같이 살던 탈북여성 A(39) 씨의 딸 B(7) 양을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C(57)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C 씨는 지난해 6월 25일 오전 중국 광동성 광저우에 마련한 자신의 숙소에서 함께 지내던 A 씨가 병원에 간 사이 B 양을 성추행하는 등 3개월 동안 20회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C 씨는 지난해 초 신발판매업체의 수입담당 직원으로 중국을 자주 오가던 중 현지 숙소 집안일을 맡아줄 여성을 찾다가 직업소개소를 통해 A 씨를 만났다. 14년 전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오래 생활한 A 씨는 중국어에도 능통해 C 씨의 통역을 해주는 등 현지 생활에 도움을 주었다.

이 인연으로 C 씨는 같은 해 3월 다시 광저우로 출장을 갔을 때도 A 씨를 숙소로 불러들였고, 딸 B 양을 보고싶다며 숙소로 데려오게 만들어 함께 살았다. 이때부터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A 씨는 석달 뒤인 6월 25일 오전에 이어 밤에도 자신이 자고 있는 것을 틈타 C 씨가 또다시 딸을 성폭행하는 것을 목격한 후 딸과 함께 숙소를 뛰쳐나왔다.

당시 북한을 탈출해 무국적자 신분이었던 A 씨는 중국 공안에 잡힐 것이 두려워 신고도 못한채 분통을 삭여야만 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5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남한으로 오게 됐고, 적응교육을 받으면서 B 양을 성폭행한 C 씨를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

현재 전라북도 군산에 거주하는 A 씨는 중국에서 B 양이 외상을 입었음에도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지 못해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인근 대학병원에서 아직 남아있는 외상에 대한 진단서를 받으면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C 씨는 현재 일부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