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0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사 이미지는 물론 '세계 최고'라는 직원들의 자부심에도 큰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특히 이건희 회장은 경영일선 복귀 이후 부정부패 척결을 계속 강조해 온 터여서 파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체 감사에서 자금담당부서 박모 대리의 자금횡령 혐의를 포착,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100억원대의 자금 횡령 사실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5일 구속됐다.

　박 씨는 마카오 원정 도박 등으로 횡령한 자금 대부분을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2일 "대부분 직원들이 출근길에 소식을 듣고 당황해 하고 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솔직히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감사에서 적발된 내용을 중심으로 내부통제 장치에 허점은 없는지, 재발을 막기 위한 장치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특히 조직개편과 인사가 맞물려 있는 시점이어서 이번 사건의 여파가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횡령 규모 등에 비춰볼 때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일부 임원들은 이번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그룹 전체가 느끼는 위기감도 상당하다. 삼성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에서 대형 비리 사건이 발생한데다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이 회장의 의지가 워낙 강해서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 내에서 삼성전자가 선두기업이고 다른 계열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라며 "삼성전자 시스템에 허점이 발견된 만큼 다른 계열사들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점검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