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가 끝났다. 이번 대선의 투표 당일에는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주권을 행사하는 국민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덕분에 투표율도 높았다. 하지만 선거과정을 총괄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일부 미숙한 진행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부산 남구 개표소인 부산공고 강당. 한 정당의 개표참관인과 선관위 직원 사이에 높은 언성이 오갔다. 이유는 투표용지 분류기 중 1대가 오작동으로 계속 멈춘 데다 투표용지도 제대로 거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투표용지 분류기를 교체한 뒤에야 개표가 다시 시작됐다. 이날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부산은 지난 2002년 도입한 투표용지 분류기 135대를 10년째 사용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분류기의 경우 추운 날씨나 먼지, 음식물 등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민감하다 보니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일반 유권자의 개표소 관람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시·구·군 선관위가 발행하는 관람증을 받아 구획된 장소에서 개표상황을 관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관람을 위해 갑자기 몰려든 일반 유권자때문에 해당 선관위가 우왕좌왕하기도 했다. 실제로 부산 한 개표소에서는 일부만 참관이 허락되고 나머지 인원들은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를 두고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장 질서유지를 위해 구·군 선관위에서 결정할 내용이라고 책임을 미뤘다. 선관위 관계자는 "장소가 협소한 탓에 사람들이 갑자기 밀려들면 혼란이 올 수 있어 들여보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선관위의 미흡한 대처가 선거 축제의 장에 '옥의 티'로 남았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