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도지사의 파격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홍 지사는 산하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해 도의회 인사검증 절차를 도입하기로 한데 이어 초대 비서실장에 40대 초반의 젊은 대학교수를 내정했다.

23일 도에 따르면 홍 지사는 출자·출연기관장을 임용하기 전에 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청문회에 준하는 검증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이는 도지사 보선 기간 중 도의회 김오영 의장 등 여당 도의원들과 인사청문회 도입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검증절차는 해당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따져보는 것으로, 김오영 의장의 의장선거 공약이기도 하다.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도의회 인사청문회는 전국에서 첫 시도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전국적으로 광역의회 차원에서 인사 청문회 도입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여러 차례 시도가 있었으나, 해당 단체장이 단체장 인사권을 규정한 지방공기업법에 위배된다며 반대한 데다 법원에서도 패소해 시행되지 못했다.

홍 지사가 행정부지사로 기획재정부 출신의 재정전문가를 영입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논란을 빚고 있다. 지방자치법상 행정부지사는 도지사의 재청에 의해 행정안전부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행안부 장관이 인사권의 키를 쥐고 있는데, 홍 지사가 인사가 벌써 이뤄진 것처럼 말한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비서실장에 40대 초반의 강민국(41) 씨를 내정한 것도 파격 인사로 꼽힌다. 강 내정자는 진주 한국국제대 교수 출신으로 이번 보선 과정에서 홍 지사의 비서를 맡았다.

종전에는 일반적으로 40대 후반~50대 정당인이나 고참 공무원 등이 임용돼 왔다.

이 때문에 도청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내년 초 정기인사 때 연공서열을 무시한 발탁 승진 등 '깜짝 인사'가 잇따르는 게 아니냐는 등 설왕설래가 무성하다.

도청의 한 관계자는 "파격 인사 등 개혁은 공무원들의 공감대가 이뤄져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홍 지사는 파격적인 행보 이전에 소통을 통해 공무원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