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철도 사상 최초로 '70만 ㎞ 무사고' 운전 대기록 수립을 앞둔 하영조 기관사가 11일 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를 운전하고 있다.

- 1988년 부산지하철 1호선 인연
- 15년전 취객 선로 추락땐 '아찔'
- 첫 차 탄 시민 만나면 가슴 뭉클
- 14일 오전 범내골역서 축하 행사

"기관차를 운행하면서 가슴 철렁한 순간도 많았어요." 부산도시철도에서 처음으로 70만 ㎞ 무사고 기관사가 탄생한다. 주인공은 도시철도 1호선 노포승무소 하영조(57) 기관사.

그는 1978년 철도공무원으로 입문, 지하철(지금의 도시철도) 개통준비요원으로 근무하면서 도시철도와 연을 맺었다. 하 기관사는 1988년 7월 17일 당시 '부산지하철' 1호선 개통 열차부터 운전대를 잡았다. 이후 24년 7개월 동안 결근이나 사고 없이 전동차를 안전하게 운행해 '70만 ㎞ 무사고'라는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70만 ㎞는 지구를 17.5바퀴, 서울과 부산을 1555회를 운행하는 거리로 1호선 노포역에서 신평역(32km) 구간을 1만940회 왕복해야 나오는 수치다.

부산에서는 당분간 하 기관사의 기록을 깰 후보가 없어 그 의미는 남다르다. 무사고 기록은 20만, 40만, 70만 ㎞마다 수록되는데 40만 ㎞를 무사고로 운행한 기관사들이 70만 ㎞ 기록을 세우려면 최소 7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하 기관사가 이 기록을 세우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 1998년 서면역에 진입할 때 갑자기 선로에 한 남성이 추락했다. 그는 비상제동 제어장치를 작동시켜 남성이 떨어진 지점 30㎝ 앞에서 극적으로 열차를 세웠다.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이 남성은 무사히 구조됐다. 하 기관사는 "항상 존재하는 사고에 대비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운 겨울에는 새벽 첫 차를 타고 일터로 떠나는 시민들을 만날 때마다 가슴이 짠하다"고 밝혔다.

배태수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오는 14일 오전 10시40분 70만 ㎞ 달성지점인 범내골역에서 2096열차를 운전해 들어오는 하 기관사를 현장에서 축하하고, 해외여행권과 격려금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