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내부족…시민들 절차도 몰라

반려동물 등록제가 지난달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단속 의지가 약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물등록제는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에서 생후 3개월 이상 된 개를 가진 시민이 이를 등록하는 제도다. 오는 7월부터 등록하지 않고 있다가 적발되면 1차에서 경고, 2차 적발부터는 20만~40만 원 상당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6월 말까지는 홍보·계도 기간이다.

등록이 의무사항임에도 지난 한 달간 등록된 개의 수는 매우 적다. 4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400만 마리의 개 중 지난 1월에 등록된 개는 2만 5000마리에 불과하다.

지역별 등록 건수는 부산 1054건을 비롯해 ▷서울 1만 3450 ▷대구 4000 ▷경기 4000 ▷인천 600 ▷광주 730 ▷울산 1000 ▷제주 47건이었다. 등록이 의무화된 시·군·구가 전국 143곳이지만, 서울과 대구 등 대도시 외에는 거의 등록되지 않은 수치였다. 농림부 관계자는 "소규모 도시는 예산 부족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제도를 시행할 준비가 아직 되지 않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특히 부산시는 200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이 제도를 시행했지만 단속 후 과태료를 부과한 실적은 없다. 시 농축산유통과 관계자는 "구군별로 배정된 담당자가 1명뿐이다. 이마저도 다른 업무와 병행하고 있어 집집마다 다니면서 단속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제도 시행에 관한 친절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개를 가진 시민은 혼란을 겪고 있다. 시민은 '동물병원에서 내장 칩을 이식하고 각 구군에 신고해야 한다'의 기본 등록절차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안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1년 된 수컷 진돗개를 키우는 김모(여·30·부산 해운대구 좌동) 씨는 "아끼는 개의 몸 속에 칩을 넣었다가 부작용이 생기면 정부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