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시간만에 남포동서 붙잡혀

친형을 히로뽕 중독자로 만들어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서울에서 50대 남성을 흉기로 살해한 피의자가 부산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 같은 살인 혐의로 이모(50)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13일 밤 9시40분께 강남구 신사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에서 김모(53) 씨의 오른쪽 옆구리를 흉기로 두 차례 찔러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범행 뒤 제3의 인물인 A(55) 씨와 함께 영업용 택시를 타고 밤새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사건 발생 12시간여 만인 지난 14일 오전 10시께 부산 중구 남포동의 한 커피숍에서 부산 중부경찰서 경찰관들에게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피해자와 어릴 적부터 같은 동네에서 자랐으며 사건 전날에는 함께 도박을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자신의 친형이 피해자를 통해 마약에 손을 댔고 경찰 수배에 이은 도피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3년 전쯤 자살했다며 평소 피해자에게 앙심을 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경찰조사에서 "만취상태로 김 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씨가 경기 김포에서 술을 마시다 서울 신사동까지 택시를 타고온 데다 피해자를 보자마자 살해하고 달아난 점 등으로 미뤄 계획에 의한 살인으로 보고 있다. 또 이 씨가 전날 도박 판돈과 관련해 김 씨와 다툼을 벌인 정황이 발견됨에 따라 금전관계로 인한 범행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조사 결과 이 씨도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등 전과가 26건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