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자매 살인'의 피의자 김홍일(25)의 변론을 맡은 변호사가 부산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사형 제도의 존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며, 사형시킨다고 피해자가 다시 살아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두 딸을 잃은 유족들이 또다시 슬픔과 분노에 빠졌다.
3일 김홍일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린 부산고법 301호 법정. 김홍일이 법정에 들어서자 재판에 참관한 자매의 어머니는 오열했다. 김홍일은 검거 2개 월여 만에 눈에 띄게 몸이 불었고, 이를 본 유족들은 욕설을 퍼붓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변호사는 "피고인이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수감 생활을 하면서 반성하고 있다"며 "사형은 지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사형시킨다고 피해자들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며 재판장의 선처를 호소했다.
이에 아버지 박모 씨는 "지난해 7월 이후 기억력이 퇴색하는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자매의 이모는 "변호사님도 자식이 있다면 사형의 합리성을 따지지 못할 것"이라며 "3분여 만에 2명의 생명을 앗아간 범인과 함께 숨쉬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발언권을 얻은 김홍일은 "매일 반성하고 있다.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이 말은 가족들의 야유에 묻혔다. 유족들은 재판장의 정숙 요구에도 "반성한다면 항소하지 말았어야지" "돼지처럼 살찐 저 얼굴을 봐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박 씨는 "김홍일이 뉘우친다고 하지만 그의 가족으로부터 죄송하다는 편지 한 통도 받은 적 없다. 방금 한 말은 100% 거짓말이다"고 덧붙였다.
김홍일은 여자친구(27)가 헤어지자고 한 데 앙심을 품고 지난해 7월 20일 새벽 여자친구와 여동생(23)을 잇따라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로 지난 1월 25일 울산지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항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