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말까지 고리원자력발전소 등에서 발생한납품비리는 허술한 시스템이 한몫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부품 구매와 관리 시스템을 대폭 개선, 비리근절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먼저 납품된 부품이 몰래 빠져나갔다가 그대로 재납품될 수 있었던 것은 부품에대한 관리가 전혀 안 됐기 때문이다.

업자와 공모한 내부 직원이 수리 또는 성능검사를 핑계로 부품을 몰래 반출했지만 이 부품이 돌아왔는지 확인하는 시스템이 없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최근 입고되는 모든 부품에 무선인식전자태그(RFID)를 부착, 부품이 폐기될 때까지 추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불량 부품이 여과 없이 납품될 수 있었던 것은 내부 직원의 유착과 함께 허술한검사 시스템이 문제였다.

편의제공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기술검사 직원이 눈을 감으면 부품에 문제가있어도 무사통과하는 허점이 있었던 것이다.

한수원이 최근 발전소별로 진행하던 부품 구매를 본사 사업단에서 총괄하고 부품을 인수할 때 하는 검사를 다른 부서가 맡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기술·품질검사는 전문가가 전담하도록 했다.

영광원전에서도 수년간 발생했던 것처럼 납품업체가 부품 시험 성적서를 위조하는 고질적인 문제는 해당 업체로부터 성적서를 받는 데서 비롯됐다.

한수원은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시험 성적서 등 품질관련 서류를 시험·검증기관으로부터 직접 받기로 했다.

또 부품이 납품될 때 받는 사본과 이미 받은 원본을 대조, 위조 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한수원은 이와 함께 원전 주변 업체를 배려하는 '지역제한 입찰'이 위장전입한 유령 업체의 난립으로 퇴색되지 않도록 입찰자격을 엄격하게 따질 계획이다.

한수원의 한 관계자는 11일 "납품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앞으로 비리사실이 적발되면 일벌백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