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 처우개선 필요성 제기

부산 수영구 어린이집 원아 폭행 사건을 계기로 29일 부산 동래구 부산여성회 사무실에서 '보육시설 아동학대사건 바람직한 해결은?'이라는 주제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부모 대표, 어린이집, 부산시 등 관계자들은 점검과 같은 사후약방문보다 교사 사기진작·보육의 질 향상 등 근본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부산참보육부모연대 박소연 대표는 "모든 부모가 마찬가지였겠지만 아이를 셋 키우는 엄마로서 수영구 어린이집 사례를 듣고는 치를 떨었다"며 "결국 교사의 열악한 처우와 이에 따른 질 저하가 문제인 만큼 교사만이라도 공무원 신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또 "우선 부모들이 적극 감시할 수 있도록 학부모운영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보육지원센터 김연옥 보육전문요원은 "보육교사의 처우가 개선된다면 양질의 인력이 몰릴 것"이라며 "교사 1명이 12시간 넘게 근무하는 현행 시스템으로는 보육의 질을 높일 수 없다. 추가교사 제도 등 교사의 근무 강도를 더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보육협의회 정명화 부의장은 "당장 부산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며 "특히 보육 교사에게 일이 생겼을 때 바로 투입될 수 있는 대체교사를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방청객으로 참석한 이성숙 부산시의원은 "원장과 보육교사의 갈등 등 현장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서로 의논할 수 있도록 보육교사들의 모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후 사후처리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부산여성회 박오숙 대표는 "한 엄마가 몇 년 전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폭행을 당한 후 자신은 죄책감에, 아이는 폭행 후유증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부산민간보육시설연합회 곽문혁 부회장은 "어린이집 사건을 교사 개인의 문제로 보면 답이 없다"며 "사회적인 문제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