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문화적 자산 침해" 반발

- 진주시 법적 대응 등 추진

서울시가 진주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63년 전통의 진주 남강유등축제를 모방한 등축제 개최를 강행하기로 해 거대도시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행동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분야 등에서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고 있는 터에 서울이 지역의 특화 축제마저 흡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지역문화는 더욱 피폐해질 전망이다.

15일 진주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는 11월 1일부터 17일간 청계천 일대 900m에서 '한성백제의 꿈'이라는 주제로 '2013 서울등축제'를 열기로 최종 확정했다. 서울등축제는 2009년 서울시가 '한국방문의 해'(2010~2012년)를 기념해 3년간 한시적으로 열기로 했으나 인기가 높아지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행을 하는 한편 연례화 방침을 밝혀 진주시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게다가 서울시는 진주시와 진주문화예술재단 등의 공식 항의가 이어지는 등 반대기류가 강해지자 '지방과의 상생'을 축제의 모토로 내걸면서 진주시에 대해 회유에 나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서울시 측은 최근 세 차례나 진주시와 재단을 방문해 양 축제의 차별화를 통한 상생안 모색, 서울시의 홍보매체를 이용한 남강유등축제 홍보 등을 제안했다. 특히 서울시는 올해 프로그램 중 하나인 지방상생구간에 진주시의 경우 타 도시와 달리 전시구간을 최대 320m까지 배려해주겠다는 방안도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진주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천명했다. 

진주시는 남강유등축제를 그대로 모방한 서울등축제는 '진주 고유의 문화적 가치와 자산을 훔쳐간 파렴치한 행동'이라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전체적인 골격이나 상당수 행사 프로그램을 그대로 모방해가면 지방 축제는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시가 등축제를 중단하지 않으면 상경 집회와 법적 대응 등을 추진할 것"이라는 단호한 각오를 나타냈다. 또 진주시는 유사한 경험을 가진 타 지자체와 공조하면서 '서울등축제=진주 남강유등축제 베끼기'란 여론을 전국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등축제는 보편적인 축제 콘텐츠이기 때문에 진주시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해 두 지자체 간 갈등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지역 축제인 개천예술제 행사의 하나로 진행돼 오다 2002년 자체 행사로 분리됐다. 2011년 문화관광부로부터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등 우리나라 최고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