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가 출자한 펀드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의 변호인에게 재판장이 증인에 대한 위증 교사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3일 서울고법 형사4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여섯번째 공판에서 재판장인 문용선 부장판사는 최 회장 변호인에게 "혹시라도 증인에게 위증하게끔 하지 않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판장은 8년 전 SK 투자회사관리실에서 임원으로 근무한 조모 SK건설 대표에 대한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앞서 "(변론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이같이 언급했다.
재판장은 변호인이 증인을 신문하는 동안 "유도 신문이 이뤄지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사건은 피고인과 변호인 모두 자업자득"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펀드 출자금 인출이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김원홍 전 SK해운고문 사이의 개인적인 금전 거래였을 뿐이라는 최 회장 측 핵심 주장에 대해 "잠정적으로 검토해보니 근거가 박약하다"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이날 "(해외 체류 중인) 김원홍씨가 법정에 나오지 않으면 피고인들에게 불리할 것"이라며 최 회장 변호인의 요청에 따라 김씨를 증인으로 채택한 기존 결정을 유지했다.
특히 재판부는 충분한 심리를 위해 김준홍 전 대표를 별건으로 추가 기소해 구속만기를 연장한 뒤 최 회장 구속만기인 9월 말까지 선고기일을 미룰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재판부는 김 전 대표의 구속만기를 고려, 6월 중순께 결심공판을 열고 늦어도 8월 안에 판결을 선고할 계획이었다.
앞서 김준홍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증인신문에서 "그동안 수차례 진술을 번복한 것은 최재원 부회장 변호인이 요청했기 때문"이라며 "최 회장을 보호하려는 마음에 허위 진술했다"고 증언했다.
최 회장과 최 부회장 측은 지난 4월 8일 항소심 첫 공판에서 "펀드 출자금 인출은 몰랐지만 조성에는 관여했다"며 수사기관과 1심 법정에서 했던 진술을 뒤집은 바있다.
검찰은 이에 "비난 가능성이 큰 비리 백화점 같은 행태를 보이며 황당하게 진술을 변경했다"며 "책임을 물어 거짓말 퍼레이드를 막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텔레콤과 SK C&C 등이 베넥스에 출자한 펀드 투자 선지급금 465억원을 중간에서 빼돌려 김원홍씨에게 송금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최 부회장은 범행을 공모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음 재판은 오는 1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