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 커튼 침대부스 조각 칩니다(금요일 클럽 내 커튼이 쳐져 있는 방에서 모입니다). 커튼 침대부스 한 개, 일반 부스 한 개 요렇게 갑니다.(커튼이 쳐져 있는 방과 일반 방에서 모입니다). 총 5바틀 총 10명엔 10.5(양주 5병 제공하며, 비용은 10만5000원씩 10명이 부담합니다)'.

이런 내용의 글이 14일 '밤○' 온라인 사이트의 부산 경남지역 자유게시판에 올라와 있다. 최근 여자를 만나 성관계를 맺을(속칭 '홈런') 목적으로 인터넷 카페에서 신원을 밝히지 않은 남성들이 오프라인 만남을 약속(속칭 '조각')하는 유흥문화가 유행하며 성범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카페는 '역○' '밤○' '야○○' 등 다양하며, 사이트 정보는 회원들 간 암암리에 공유된다.

카페 게시판에 회원 중 누군가가 '조각 모집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 홈런을 목적으로 하는 남성들이 모여 조각을 이룬다. 이들은 소위 '물 좋은' 나이트클럽이나 클럽 앞에서 만나 간단히 서로의 신상을 공개한다. 하지만 실제 이들 상당수는 자신의 신상 정보를 속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부산에서는 주로 서면과 연산동 등지의 픽스, 그리드, 아라비안 같은 대형 클럽이나 나이트클럽에서 조각 행위가 이뤄진다. 이들의 테이블 비용은 대개 평일 25만~35만 원, 주말 35만~55만 원 정도로 고가이지만 평일에도 테이블 90여 개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

이렇게 여성을 만나 홈런을 치면 조각 멤버들은 서로 자신이 관계를 맺은 여성의 알몸 사진(속칭 '인증샷')을 공유하거나 카페 게시판에 올린다. 카페에는 조각 후기와 사진이 많이 올라와 있다. 카페 내 회원 등급을 올려 고난도의 홈런 기술을 보기 위해서는 일정 수 이상의 게시물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밤○' 카페의 한 회원은 "일종의 과시욕도 카페 내 여성의 알몸 사진을 유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부산 연제경찰서는 지난 13일 나이트클럽 즉석 만남과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만나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알몸 사진과 동영상을 '사실인증'이라는 명목으로 인터넷 카페에 유포한 혐의(성폭행)로 카페 회원 허모(28) 씨 등 29명과 이를 방치한 카페 운영자 이모(29)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본지 14일 자 8면 보도).

이 때문에 카페 회원 상당수가 모방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경찰은 설명한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익명성을 전제로 밤 문화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관련 범죄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일부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홍보하기 위해 성인 카페를 개설, 문제를 방조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