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가 오는 2학기 강의편성계획을 짜면서 전임교원(정규 교수)의 강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시간강사의 강의시간을 줄이는 방침을 밝히자 시간강사들로 이뤄진 비정규교수노조가 "생존권 위협이며 인문대학에 대한 구조조정 시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대학본부 측은 "지나치게 방만한 현재의 강의 규모를 내실화하고 교육부의 대학인증평가에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기초적 조치"라고 주장해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 분회는 25일 성명을 내고 "대학본부가 최근 '2학기 학사과정 강좌개설 편성 지침'(지침)을 각 학과에 내려보내 '교양과목과 전공과목의 이론강의 1개 분반의 수강인원을 60명 기준으로 편성하되 강의실 수용인원이 60명을 넘으면 기준초과도 가능하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는 '전공과목 중 이론강의 1개 분반 수강인원은 40명 이내를 원칙으로 하고 60명이 넘지 않도록 한다'는 부산대의 교육과정 편성규정을 어기는 것"이라 주장했다. 대학본부의 '지침'에는 "2개 이상 분반일 경우 수강생 30명을 폐강기준으로 한다"는 내용도 있다. 노조 측은 "이 또한 지난해 말 부산대와 노조가 맺은 단체협약 중 교양강좌 폐강기준을 25명으로 한다는 항목을 위반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강의규모를 키우고, 폐강 기준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취하면 개설되는 강의 숫자가 줄고 그만큼 시간강사들의 일자리도 없어진다. 하반기 시행될 교육부의 대학인증평가에서는 각 대학이 전임교원의 강의비율을 50% 이상 유지해야만 해 전임교원들의 강의는 증가하게 된다.

특히 노조는 이번 '지침'으로 인해 인문대학의 강좌 숫자가 많이 줄어든다며 "인문대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 판단하고 26일 오전 11시 부산대 본관 앞에서 반대 집회 및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는 "부산대는 시간강사의 강의료가 시간당 8만 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며 그간 시간강사 처우 개선에 앞장선 대학"이라며 "하지만 전체적으로 강의가 너무 많이 개설돼 있고 방만하게 운영돼 학사분야 개선 및 내실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권고 수준으로 취하는 조치"라 해명했다. 또 교육부의 대학인증평가에서 '전임교원 강의비율 50%'를 지키지 않으면 국가의 재정지원 등 다방면에 걸쳐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대학 측의 설명이다. 부산대 본부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특정 단과대를 구조조정을 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