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사 내 공간 배치가 엉성해 승객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역사 내 대규모 공간을 텅텅 비워놓는가 하면 대합실 한복판에 매대를 설치, 승객의 동선을 방해하고 3층 대합실에는 쉴 수 있는 의자가 아예 설치돼 있지 않다.

14일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부산역 내 '바다 맞이방'이라 불리는 1천476㎡ 대합실 공간은 비어 있다.

2011년 부산역 증축공사가 마무리돼 새로운 대합실 공간이 생겨나면서 이전 대기실이던 이곳의 활용용도를 찾지 못한 것이다.

2011년에는 철도시설공단의 홍보전시관이 들어선뒤 철수했고 현재는 열차스케줄을 확인할 수 있는 대형 전광판과 의자도 없어 대합실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모(여·26)씨는 "대합실인 줄 알지만 으슥해서 노숙자라도 만날까봐 가지않는다"면서 "방치된 이곳이 승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역의 공간활용이 가능한 데는 이용 승객보다 역사의 규모가 3배 가까이 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9년 부산역 증축공사가 이뤄질 당시 미래 승차인원수를 1일 최대 16만 3천여명으로 잡았다. 그러나 현재 부산역의 1일 평균 이용고객은 4만 5천명 수준이고, 명절과 하계특별수송기간에도 7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용객 규모보다 최대 3.5배나 넓은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넓은 공간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며 승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2층 대합실 한복판에 옷을 파는 매대가 설치돼 승객의 동선을 방해하는가 하면 터무니없이 의자가 적게 설치돼 주말에는 많은 승객들이 서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실정이다. 3층 대합실에는 의자가 단 1개도 설치돼 있지 않다.

심모(38·회사원)씨는 "카페 등이 모여 있는 3층 대기실에 의자가 없다보니 카페에 돈을 지불하며 휴식을 취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중간역이 아니고 출·도착역이어서 고객들이 오래 기다리지 않기 때문에 의자를 많이 설치할 필요성이 없고 매대를 대합실 중간에 설치한 것은 영업팀의 판단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