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구역으로 지정된 해수욕장과 도시공원이 담배 연기로 몸살을 앓고 있어 휴가철을 맞아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본지 지난 15일 자 8면 보도)이 있지만 부산시 일부 명소는 금연구역으로 지정조차 되지 않아 금연구역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오후 중구 광복동 용두산공원. 한 해 24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이지만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날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대형 버스를 타고 용두산공원을 찾았지만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아무 데다 꽁초를 버리는 흡연자들이 많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가족과 함께 공원을 찾은 최모(38) 씨는 "흡연자들로 용두산 공원의 이미지가 나빠질까 걱정된다"며 "용두산공원이 금연구역이 아니라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시는 2011년 11월 '부산시 금연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부산 시내 3곳의 공원과 7개 해수욕장, 그리고 버스정류소 10m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공원 중에 용두산 공원은 빠졌다.

하루 평균 6만 명이 이용하는 부산역 광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역내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부산역 광장은 금연구역이 아니다. 흡연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사람이 모인 광장에서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해당 구청은 공원과 광장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민원이 들어와도 흡연자를 제지하기가 곤란하다고 하소연했다. 구 관계자는 "흡연자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면 '금연구역도 아닌데 담배를 못 피우게 하느냐'며 항의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는 계속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논의를 거쳐 다음 조례 개정 때 용두산공원과 부산역 광장 등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