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원자력발전소 비리 수사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왕차관'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이어 최중경(사진) 전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확대되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단장 김기동 지청장)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한국정수공업 고문 윤모(57) 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윤 씨는 '영포라인' 출신 원전 브로커인 오희택(55) 씨가 2010년 한국정수공업 부회장으로 취임할 때 함께 데리고 들어간 인물로, 국가정보원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 씨가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한국수력원자력 전무를 바꾸려면 최중경 전 지경부 장관에게 로비를 해야 한다'며 5000만 원을 요구해 건네줬다"는 오 씨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실제로 윤 씨가 오 씨로부터 받은 5000만 원을 이용해 최 전 장관에게 금품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장관은 박 전 차관과 함께 MB 정권의 해외 원전 수출 주역으로 꼽힌다. 따라서 최 전 장관이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미 최 전 장관과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등 MB 정권의 자원외교를 총괄했던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돼 왔다.

검찰 관계자는 "한국정수공업 고문을 체포해 조사 중인 것은 맞지만 수사 중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14일 윤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