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제철기업 신일철주금(옛 일본제철)이 일제강점기 징용피해자에 대한 우리 법원의 배상 판결을 수용할 의향이 있다는 소식이전해지자 법조계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 기업이 우리나라 사법부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뜻을 처음 내비친 사실만으로도 징용피해자 문제 해결에 의미있는 진전이라는 평가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그동안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해왔다.
대한변호사협회 최진녕 대변인은 18일 "우리 법원 판결에 승복한다는 취지 자체는 환영한다. 이후 절차를 주의깊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통상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대법원이 재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할 가능성이 크고 판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달 소송을 제기한 지 8년 만에 승소 판결을 받은 여운택(90)씨 등 징용피해자 4명은 모두 90세 안팎의 고령이다.
그러나 판결 직후 일본 정부와 한목소리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재상고해시간을 벌어놓은 마당에 배상 의향을 언급한 데는 숨겨진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최근 일본의 반한(反韓) 기류를 이용해 우리 법원의 판결이 부당하다는 여론을 형성하고 일본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이끌어내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신일철주금의 배상 의향은 일본의 대표적 보수신문인 산케이(産經)신문이 보도했다.
여씨 등 피해자의 소송을 대리한 장완익 변호사는 "산케이신문의 보도는 '일본 기업이 한국에 억울하게 당하고 있다'는 비판적 논조"라며 "한국이 과거 청구권 협정을 무시했다며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