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기소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단장 김기동 지청장)은 10일 원전 수처리 설비 수주 등의 알선 명목으로 5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뇌물)로 박 전 차관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지난 5월 28일 신고리 1긿2호기 등에 납품된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에 관해 한국수력원자력을 고발한 것을 시작으로 105일간 벌여온 원전비리 수사 관련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차관은 2010년 3월 국내 굴지의 수처리 설비 업체인 한국정수공업 이모(75) 대표로부터 원전 수처리 설비 납품을 유지하게 해달라는 등의 명목으로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박 전 차관은 또 2010년 10월부터 2011년 4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으로부터 편의제공 청탁을 받고 7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박 전 차관이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어 앞으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김기동 지청장은 "정황상 박 전 차관이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며 "앞으로 남은 사건 처리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까지 원전비리와 관련해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 등 43명을 구속기소하고, 박 전 차관 등 54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모두 97명을 기소했다.
이 가운데 한수원 등 원전관련 기관의 전·현직 임직원이 22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21명은 징계통보를 받았다.
검찰은 JS전선 제어 케이블을 비롯한 47개 원전 부품의 시험 성적서 위조, 현대중공업과 한국정수공업 등의 대규모 금품로비, 한수원과 한전 자회사 인사청탁 등 고질적인 비리 구조를 상당 부분 파헤쳤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 '왕차관'으로 불릴 정도로 실세였던 박 전 차관의 수뢰 혐의를 잡아 원전비리 수사를 '게이트 사정'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검찰은 이와 함께 LS전선이 2008년 10∼11월 4차례 423억원 상당의 신고리 3·4호기 케이블 입찰에 JS전선 등 경쟁사 5곳과 낙찰 업체, 입찰가를 정해 참여하는 등담합한 혐의로 5개사 전·현직 임원 5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을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지난 5월 29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중수부 폐지 후 첫 '맞춤형 태스크포스'인 원전비리 수사단(검사 9명, 수사관 41명)을 설치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서부지검 등 전국 7개 검찰청에서도 검사 17명, 수사관 32명이 수사에 참여, 모두 102명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