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터널 가운데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부산 황령터널로 나타났다. 또 백양터널과 만덕2터널은 교통사고 발생 2, 3위를 차지해 부산지역 터널이 교통사고 다발지의 오명을 썼다.

2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기윤(경남 창원 성산)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터널에서 교통사고 2919건이 발생해 153명이 사망하고 6874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부산 황령터널에서 발생한 사고가 57건(부상 1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 백양터널(52건·부상 120명), 부산 만덕2터널(51건·부상 121명)이 그 뒤를 이었다.

황령터널은 남구 대연동에서 부산진구 전포동 방면에서 사고가 많았다. 이 방면 출구 방향 과속카메라를 발견한 차량이 급정거하다가 추돌사고를 내거나 동서고가로와 문전교차로로 각각 진입하려는 차량이 출구에서 뒤섞이고, 상습정체구간인 문전교차로의 차량 정체행렬이 터널 내까지 이어지면서 운전자들이 차선 변경을 시도하다가 사고를 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백양터널은 사상구 모라동에서 부산진구 당감동 방면에서 사고가 많았다. 양방향 출구부터 시작되는 내리막길이 사고를 불러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0일에도 백양터널 출구 내리막길에서 10중 추돌사고가 나 13명이 다쳤다.

부산경찰청 권유현 교통조사계장은 "부산은 항만 도시라 트레일러 등 타지에서 초행길에 나선 운전자들이 상당해 터널 내 사고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터널에서는 앞차와의 안전거리에 대한 착시효과로 실제 제동할 때 급정거를 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가 나기에 십상이다"고 말했다.

전국 주요터널 사고는 2008년 520건(사망 30명·부상 1287명), 2009년 586건(사망 23명·부상 1447명), 2010년 572건(사망 25명·부상 1365명), 2011년 652건(사망 31명·부상 1402명)으로 대체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사고 건수는 589건으로 전년보다 줄었지만, 사망자가 44명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았고, 부상자는 1373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