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이 진행 중인 가운데 작업 헬기가 착륙 도중 사고로 기체가 전소했고 탑승객 11명 가운데 2명이 화상을 입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는 4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간 오후 7시30분)께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을 위해 투입된 러시아제 카모프 헬기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 착륙하다가 사고가 났고 헬기는 전소했다고 밝혔다.

탑승객 11명 가운데 기장 이용모 씨 외 1명이 화상을 입었다. 4일 오후까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1명은 현대건설 또는 그 협력업체 종사자인 것으로 전해졌고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부상자는 아라온호 탑승 의사가 1차 치료했고 장보고기지 인근에서 2시간 떨어진 미국의 맥머도기지(로스해 위쪽)로 후송될 예정이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미국 맥머도기지는 대부분의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과 의료진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라온호는 사고 당시 남극 서쪽 편의 장보고기지 건설현장 인근에 있었고 사고가 난 선내의 헬기장은 선체 뒤편에 위치해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사망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헬기 기체는 전소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남극이 국제법상 어느 한 국가의 영토가 아니고 사고 헬기가 한국 국적인 것을 고려해 조만간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을 파견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는 남극 현지와의 통신상태가 좋지 않아 이날 밤까지 사고 현황을 파악하는데 애로를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