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자신의 집에서 농약을 마신 후 중태에 빠졌던 경남 밀양시 송전탑 반대 마을 주민이 끝내 숨졌다. 이에 따라 송전탑 건설 반대 여론이 다시 확산할 전망이다.

　6일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송전탑과 송전선로가 지나는 상동면 고정리 주민 유모(74) 씨가 이날 새벽 3시50분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사망했다.

　유 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50분께 자신의 집 부엌에서 농약을 마시고 신음하다가 가족에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반대대책위는 "가족과 이웃 주민이 간절하게 소생을 기도했으나 끝내 숨졌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지난 4일 반대대책위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11월께 한국전력 과장 등 2명이 찾아왔을 때 (우리 집이) 송전선로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게 됐다. 철탑이 들어서면 아무 것도 못한다. 살아서 볼 바에야 죽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농약을 마셨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 씨는 숨지기 전날인 지난 5일 마을 이장과 주민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상동면에서 돼지를 키우는 유 씨는 최근 자신의 축사와 집이 송전선로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말을 듣고 저지 농성에 참여했으며, 음독한 날도 반대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밀양 영남종합병원에 마련됐다. 장례 일정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밀양에서는 산외면 보라마을에 살던 이치우(당시 74세) 씨가 지난 2012년 1월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분신 자살한 가운데 이번에는 송전탑 반대 마을의 주민인 유 씨가 농약을 마시고 숨지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