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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사회단체와 영도고가도로 반대주민대책위는 20일 부산 영도구 영선동 남·북항대교 영도 연결도로 붕괴사고 현장에서 영도고가 건설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펌프카 붐대-지지대 충돌?
- 길이 20m 붐대-가설물 사이
- 충분한 거리 확보 안된 듯
# 지지대 비틀림 방치?
- 일부 인부 "사흘 전에 전달"
- 감리·시공사 "문제 없었다"
# 구조적인 설계 결함?
- 대책위 "채택 공법 붕괴위험
- 무리한 공사 일정도 한 원인"
지난 19일 4명의 사망자를 낸 남·북항대교 영도 연결도로 붕괴 사고 원인을 놓고 공방이 치열하다.
돌풍으로 콘크리트 펌프카의 붐대가 가설 지지대를 들이받았다는 추정과 무리한 공기 단축이 부른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단체는 구조적인 설계 결함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돌풍 대비해 안전거리 확보했나
영도 연결도로 기술자문인 동서대 공병승 ·부경대 이환우·한국해양대 경갑수 교수는 붕괴의 원인으로 돌풍을 꼽았다. 지상 펌프카에서 상부로 콘크리트를 쏘아 올리는 길이 약 20m의 붐대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가설물에 충격을 줬다는 것이다.
공 교수는 "앞서 시공한 연결도로 640m에는 이상이 없다. 따라서 공법상 구조와 설계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돌풍에 따른 외부 충격이 지지대와 거푸집에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공 교수의 가설이 맞다면 쟁점은 펌프카 붐대와 가설물 사이에 충분한 거리를 확보했느냐로 압축된다. 붕괴 사고 현장은 평소에도 바람이 많이 부는 해안가이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사고 당일 최고 풍속은 초속 7.3m(오후 3시39분 영도구 동삼동 기준)로 공사를 중단하는 기준인 초속 10m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부산시와 시공사 모두 "순간적인 돌풍이 잦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결국, 돌풍에 대비해 펌프카의 붐대와 지지대·거푸집이 닿지 않도록 대책을 세웠다면 붕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상 징후' 있었나
붕괴 현장에서 일했던 인부들 사이에선 "사흘 전 까치집(지지대)이 비틀어진 것을 발견해 (시공사에) 전달을 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경찰도 이날 공사 인부들을 상대로 유사한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강호성 감리단장과 시공사인 SK건설 측은 "전혀 보고받은 적이 없다. 매일 정밀 계측을 하는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최대경 부산시 도로교량건설부장도 "위험이 발견됐다면 시공사에서 바로 조치를 했을 것"이라면서 "만약 까치집에 이상이 있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서둘렀다는 주장도 나온다. 영도 연결도로는 원래 이달 내 준공 예정이었으나 고가도로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시위로 공정이 크게 늦어졌다.
부산시는 내년 4월 북항대교 개통 전까지 연결도로를 완공한다는 현대산업개발과의 실시협약에 따라 공사를 서둘러왔다. 김종철 부산시 건설본부장은 '허남식 부산시장 퇴임 전에 공사를 마무리하려고 무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절대 그렇지 않다. 현재 공정률로 보면 내년 4월 완공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경찰도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감식을 벌였다. 앞으로 지지대 설계와 시공상태를 비롯해 ▷바람의 영향 ▷지지대 한계를 벗어난 양의 콘크리트 타설 여부를 다각도로 조사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도 영도 연결도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성정규 영도경찰서 형사과장은 "까치발 뒤틀림이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와 돌풍의 영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허공법이 사고 초래했나?
남북항연결고가도로주민안전대책위원회와 영도고가도로반대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허남식 시장은 사람 죽인 영도고가도로 건설을 중단하고 유족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영도고가도로 상판 교량 건설에 적용된 PCT거더 공법은 구조적 설계 결함으로 붕괴 위험이 크다. 이미 지난해 9월 동일한 공법이 적용됐던 경기 파주의 장남교 건설현장에서 작업자 2명이 사망하는 상판교량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앞서 지난 7월 영도 연결도로 상판 교량 콘크리트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지만 부산시는 '불안 해소'라는 명목으로 콘크리트 강선의 인장 위치를 변경하는 설계변경만 하고 말았다.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붕괴 사고의 원인을 무리한 공정에 따른 단순 과실이나 부실 시공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