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285억 책정 국회 통과
- 부산시 등 사업 축소 불가피
- "정부 추진 의지 미약 방증"
대통령의 공약도, 총리의 약속도 결국 공수표에 그치고 말았다.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올해 정부 예산안에서 부산시가 선도적으로 추진한 도시재생사업의 예산이 쥐꼬리 증액에 그쳤다. 정치권의 이견이 없었는데도 기획재정부의 논리에 묻혀 사업 축소가 현실화됐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도시재생사업 예산은 총 285억 원으로 확정됐다. 도시재생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해 큰 폭의 예산 증액을 기대했지만 헛일이었다.
지난달 16일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도 회의를 직접 주재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기획재정부가 대폭 삭감한 예산을 1000억 원대로 증액하겠다고 장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을 의욕적으로 준비한 부산시는 허탈해졌다. 시는 그동안 대통령과 총리의 지원 약속을 믿고 북항재개발과 연계한 부산역 일원 복합재생사업과 올해 처음으로 정책이주지 재생 사업을 펼치는 등 구체적인 사업 계획까지 마련한 터였다.
시는 예산이 대폭 삭감됨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선도사업 중 도시경제기반 사업 한 개 정도만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예산이 285억 원인 만큼 시는 부산역 일원 복합재생사업만 50억 원 정도의 예산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나머지 사업은 내년 이후로 미뤄야 할 판이다.
원래 도시재생사업 예산은 국토부가 1025억 원을 편성했으나 기재부 심의 과정에서 4분의 1 수준인 243억 원만 반영됐다. 이를 다시 국회 국토교통위 예산안 심의에서 1025억 원으로 환원시켰으나 결국 기재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정부 안보다 42억 원만 증액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기재부 논리를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기재부는 그동안 관련 시행령을 마련하지 못했고, 부산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계획도 수립하지 않은 상태여서 대규모 예산을 편성하기 곤란하다는 견해를 유지했다.
도시재생특별위원회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하는 한 인사는 "기재부 논리도 완전히 틀렸다고 볼 수 없지만, 부산시는 지금 바로 시행해도 될 만큼 사업을 준비해 선도사업으로 지정해도 된다. 결국, 도시재생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의지가 약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오는 4월 도시재생 선도지역 8곳(경제기반 2곳, 근린생활 6곳)을 선정해 전체 예산을 배정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