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시간 교통편 부담에
- 부산 시민 28%만 귀성
- 번화가·공항 등 북새통
- 춘제로 깡통시장도 북적
이형균(55·동래구 안락동) 씨의 고향은 경남 산청군이다. 이 씨는 해마다 설이면 고향에 갔다가 친척을 만난 뒤 부산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올해 설은 달랐다. 이 씨 가족은 귀성길에 오르는 대신 집에서 조용히 명절을 보냈다.
이 씨는 "3년 전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로 형제나 친척끼리 모이는 자리도 차츰 줄어 구심점을 잃은 기분"이라며 "외동딸도 취업준비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올해는 부부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명절마다 엄청난 교통체증을 뚫고 반드시 고향에 다녀오는 귀성행렬이 크게 줄면서 연휴 기간 집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방콕족'이나 '해외여행파'가 늘어나 명절 풍속도의 뚜렷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가 2012년 1300여 세대를 대상으로 설 연휴 귀성 상황을 조사했을 때 '귀성한다'고 응답한 숫자는 조사 대상자의 33.7%였다. 이를 부산 시민 전체로 환산하면 121만여 명 선. 지난해 설 연휴를 맞아 같은 규모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29.3%(104만여 명), 올해 설에는 28.1%(99만여 명)만이 귀성한다고 응답해 2년 사이에 귀성객이 20여만 명 줄어든 양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상은 귀성에 따른 경제적 부담, 친척 사이의 유대 약화 등으로 귀성을 포기하거나 해외여행에 나서는 세대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에 국제선 24편과 국내선 28편이 추가 편성됐다.
설 연휴 기간 부산 해운대, 서면, 광복동 등 주요 번화가는 나들이 인파로 크게 붐볐다. 울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권정은(여·26·부산 사상구) 씨는 "경남 창원의 할머니 댁을 가야 했지만, 시간과 교통편 등의 부담으로 가지 않았다"며 "수도권에서 직장에 다니는 남자친구를 만나 데이트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대형할인점과 백화점도 쇼핑객으로 북적였다.
이와 함께 국내 관광업계의 최대 대목인 중국 춘제(1월 31일~2월 6일) 기간 중국인 관광객 1만여 명이 부산을 찾으면서 부산지역 면세점과 전통시장은 설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김종열 부평깡통시장 상인회장은 "설 연휴에도 깡통야시장은 정상영업을 했는데 시장이 미어터질 정도였다"며 "특히 중국인 단체여행 코스에 야시장이 포함돼 매출도 평소보다 10~20% 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