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1조8000억 사기대출 KT ENS 인감 '알바생' 관리, 주범 수백억 탕진

사기대출 방치 금융시스템 '엉망'…주범들 수영장 딸린 별장에 도박 호화생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03-19 16:05:50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한 경찰 관계자가 KT ENS 대출사기 사건 관련 증거자료들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KT ENS 협력업체들이 5년간 1조8000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사기대출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금융권의 부실한 대출 관리 시스템 때문이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사기대출에 이용된 KT ENS의 허위 매출채권을 발급하는 데 사용된 법인 인감도장은 아르바이트생이 보관할 정도로 허술하게 관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KT ENS 인감도장은 아무나 집어 갈 수 있었다

 이번 사기 대출에 KT ENS 협력업체들이 KT ENS에 납품하지도 않은 휴대전화 단말기와 내비게이션에 대한 허위 매출채권 양도 승낙서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 담보로이용됐다.

 이 문서에는 KT ENS의 법인 인감도장이 이용됐는데, 부정 대출을 도운 KT ENS 김모(51.구속) 부장은 이 도장을 관리자의 감시가 소홀한 점심 때 등을 이용해 몰래꺼내 서류 위조에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KT ENS 측이 "인감 도장은 금고에 넣고 점심때나 퇴근할 때도 금고 열쇠를집에 가져가는 등 철저하게 관리했다"고 주장한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KT ENS 인감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하게 관리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KT ENS 인감은 정직원이 아닌 아르바이트생이 관리하기도 했으며 관리자 서랍이나 책상 위에 놓아두면 필요한 직원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 가짜 세금계산서 확인도 안해

 금융기관들은 대기업인 KT의 자회사인 KT ENS가 매출채권을 양도한다는 내용의 승낙서만 믿고 거액의 대출을 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KT ENS 협력업체들이 허위 매출채권으로 담보 대출을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서류는 이들 업체가 낸 허위 세금계산서였지만 진위를 제대로 확인한 은행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세금계산서에 1회 매출액이 적게는 10억원에서 많게는 50억원까지 찍혀 있고 이와 같은 세금계산서 수백장이 제출됐지만 금융기관들은 이 계산서가세무서에 신고됐는지, 세금계산서 내용과 같이 실제 매출이 있었는지 자세히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주변기기만 만들어 유통해 온 KT ENS 협력업체들이 휴대전화 단말기를 납품했다고 속이고 사기대출을 벌였지만 이를 의심한 은행은 한 곳도 없었다.

 허위 매출채권을 만들어 줘 사기 대출을 도와준 KT ENS 김 부장의 소속도 휴대전화 단말기를 취급하는 모바일사업팀이 아니라 시스템영업개발부였다.

 김 부장이 위조한 서류는 KT ENS 내부 서류와 형식이 달랐지만 역시 이를 의심한 금융기관은 없었다.

 ◇비리 적발자에서 공모자가 된 KT ENS 부장

 사기대출의 공범인 KT ENS 김 부장은 애초 협력업체들이 은행에 낸 세금계산서가 부풀려진 사실을 적발하면서 이들과 연결된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중순 협력업체인 중앙티앤씨가 휴대전화 주변기기를 납품하고 매출 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세금계산서의 납품 단가가 부풀려진 사실을 김 부장이 알아챈 것이다.

 김 부장이 항의하자 중앙티앤씨는 오히려 김 부장에게 돈으로 접근해 포섭했다.

 김 부장은 2007년 8월부터 12월까지 4천600만원을 받고 세금계산서가 날조된 사실을 눈감아 줬고 이들과 이후 유착 관계를 맺게 된 김 부장은 오히려 적극적으로이들과 짜고 사상 최대 사기 대출 사건을 함께 연출해 쇠고랑을 차게 됐다.

 ◇수영장 딸린 별장…수백억원 호화생활에 탕진

 사건의 핵심 용의자인 KT ENS 협력업체 엔에스쏘울 전모(51.수배 중) 대표와 중앙티앤씨 서모(44.구속) 대표는 대출받은 돈을 주로 자신들이 기존에 받은 대출금을돌려막는 데 사용했지만 수백억원은 자신들의 아파트나 별장을 사들이거나 고급 외제차를 굴리는 데 흥청망청 쓰며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서씨가 개인적으로 부동산 구입 등에 311억원, 전씨는 560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씨와 전씨는 인천 부평에 175억원을 들여 창고를 매입했고 양천구 목동에 100억원짜리 건물을 함께 사들이기도 했다.

 서씨는 2010년 12억원을 들여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충북 충주 나대지에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의 호화 별장을 지어 부친에게 맡기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별장에는 연못과 수영장, 족구장이 딸려 있고 지하에는 노래방 시설도 완비돼 있으며 외국산 고급 마감재를 사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전씨는 15억원짜리 판교의 고급 빌라를 구입해 내연녀에게 선물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사상 최대 사기 대출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들 일당이 대출금 돌려막기에 쓴 1, 2 금융권의 이자만 900억원에 달했고 명동 사채를 끌어 쓴 비용만 200억원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미상환 금액 중 600억원 가량의 행방이 묘연하지만 대부분 해외로 달아난 전씨가 도박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수사… 금감원 등 금융권으로 확대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팀장 김모(50) 팀장이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월 말 금감원이 사건 조사에 착수해 KT ENS 협력업체들의 대출이 막히자 서씨 등이 김 팀장에게 전화해 배경을 물었고, 이에 김 팀장은 조사를 담당한 팀장으로부터 어떤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내 자세한 내용을 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김 팀장은 지난달 3일 서씨 등에게 "금감원에 지금으로선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해주겠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실제로 김 팀장이 금감원 조사팀에 이와 같은 내용을 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 팀장이 단순히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사건을 무마하려고 이들과 수시로 협의하며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다음 날인 2월 4일 서씨는 지방으로 잠적했고 전씨는 홍콩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김 팀장과 조사 실무팀 직원 등을 불러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윗선이개입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금융기관에 대한 로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해외로 달아난 전씨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서씨는 경찰 조사에서 은행 등 금융기관 로비설을 묻자 "전씨가 다 알아서 한 일"이라며 전씨에게 미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금감원 직원에 대한 로비까지 벌인 이들이 은행 직원들에게도 접근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뉴스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3. 3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4. 4[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5. 5“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6. 6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7. 7‘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8. 8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9. 9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10. 10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4. 4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5. 5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6. 6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 DMZ 사고 조사 지연…연휴 일파만파(종합)
  7. 7[2026 국감 브리핑] 김희정 "'대입 원서 접수번호로 경쟁률 유추 가능' 사실로 확인…정부 대책마련해야"
  8. 8연휴 강타한 우크라 포로 송환· DMZ 지뢰사고 늑장조사 논란
  9. 9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10. 10울산 북구·구의회,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해 맞손 잡았다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5. 5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6. 6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7. 7“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8. 8세 가지 맛 한 번에…CU 트리플 삼각김밥 가성비 한 끼 호응
  9. 9대출 갈아타라더니…은행 16곳 중 11곳 주담대 ‘금리 역전’
  10. 10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3. 3‘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4. 4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5. 5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6. 6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7. 7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8. 8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9. 9부산지하철노조 쟁의 가결…조정 거쳐 내달 파업 예고
  10. 10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5. 5[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6. 6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7. 7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8. 8[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9. 9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10. 10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중구 절반이 GB…다운목장 등 과감한 해제로 신성장동력을”
위기가정 긴급 지원
재활치료 다문화가정 가장…치아 없어 식사도 못해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