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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영제 시내버스 이대론 안된다 <상> 대중교통 활성화 하세월

승용차 운행 억제 등 교통수요관리 후진… 버스 승객 되레 감소

  • 이경식 기자 yisg@kookje.co.kr
  •  |   입력 : 2014-04-09 20:50:37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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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교차로 인근 간선도로에 승용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김동하 기자
- 市, 혼잡통행료 등 정책 병행 안해
- 교통혼잡비용 4년새 3329억원 늘어
- 호평 받던 '건축물 부설주차장 제한'
- 석연찮은 이유로 도심 대부분 해제

- 서면 동천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 내년 3월 러시아워만 시행 효과 의문
- 심야만 택시 운행 허용 서울과 대조

- 버스업체 재정지원금은 크게 늘어
- 사용처 검증·경비절감 방안 필요

교통 문제만 나오면 부산은 곤혹스러워진다. 인구당 교통혼잡비용이 전국 최대이기 때문이다. 교통혼잡비용은 교통체증, 교통사고, 자동차 대기오염 등 교통수요 증가가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을 말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2007년 5월 15일) 전해인 2006년 3조2897억 원이던 부산의 교통혼잡비용이 2010년 3조6226억 원으로 10.1% 늘었다. 부산의 인구당 교통혼잡비용은 105만 원으로, 서울(79만 원) 대구(60만 원) 인천(93만 원) 광주(64만 원) 대전(73만 원) 울산(49만 원) 등을 상회한다. 승용차 운행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늘려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취지가 빛이 바래는 대목이다.

시내버스 업체에 대한 부산시의 재정지원금도 준공영제 시행 첫해인 2007년 313억 원에서 2008년 762억 원, 2009년 602억 원, 2010년 858억 원, 2011년 932억 원, 2012년 988억 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마침내 지난해에는 1334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반면 시내버스 승객은 2009년 일평균 156만2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2012년(144만3000명)까지 내리 곤두박질치다 지난해(146만4000명) 겨우 1.5% 늘었다. 고비용·저효율의 병증이 역력한 셈이다.

■문제는 교통수요관리

무엇이 문제일까. 전문가들은 먼저 승용차 이용자를 시내버스로 끌어들일 교통수요관리의 결핍을 지목한다. 최치국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준공영제를 시행해 승용차 이용이 줄지 않았다면 그 정책은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며 부산시의 소극적인 교통수요관리에 표적을 뒀다. 이영수 운수노동정책연구소 연구원도 "시내버스 이용률을 높이려면 혼잡통행료 징수 등 다양한 교통수요관리정책이 병행돼야 하는데 부산시는 그런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시행해 오던 교통수요관리정책을 대폭 축소하는 퇴행적인 모습까지 보인다. '도심 건축물 부설주차장 설치 제한' 제도가 그것이다. 이 제도는 도심에 일정 기준 이상의 부설주차장 설치를 금지해 승용차 이용을 줄이려는 정책으로, 부산시는 1997년부터 시행했다. 당초 대상은 중구 5개 동, 동구 4개 동, 부산진구 3개 동, 동래구 1개 동, 연제구 2개 동 등 5개 구 15개 동이었다. 하지만 2011년 돌연 관련 조례를 개정해 중구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대상에서 풀어버렸다. '건축물 부설주차장 설치 제한지역 인근의 노상·노외주차장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아 조례 제정 취지를 상실했다'는 게 이유였다. 최 연구위원은 "건축물 부설주차장은 물론 인근의 노상·노외주차장까지 포함해 블록 단위로 주차수요를 제한하는 정책을 펴야 하는데, 그런 고려 없이 잘 시행해 오던 제도를 축소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급증하는 승용차를 감당하기 위해 도심 공영주차장 건설에 면당 3000만 원씩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 지적에 더욱 설득력이 실린다.

부산시가 현재 시행 중인 교통수요관리정책은 '승용차 요일제 운행' 뿐이다. 혼잡통행료 징수,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등 다양한 교통수요관리정책을 펴고 있는 서울시나 대구시와 대조적이다.

■대중교통전용지구 맞나?

부산시도 뒤늦게 서면 동천로(너비 20~22m, 길이 740m)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해 내년 3월께 시행할 예정이다. 왕복 4차로를 2차로로 줄이고 보도를 넓히는 한편 일정 시간대에 버스만 통행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버스 전용 시간대를 오전 7~9시, 오후 5~7시30분 러시아워 때로 한정하고 나머지 19시간 30분 동안은 모든 차량의 운행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하루 대부분의 시간에 모든 차량이 다닐 수 있는데 대중교통전용지구가 맞느냐"며 제도 시행 효과에 의문표를 다는 사람이 많다. 신용은 동의대(도시공학과) 교수는 "동천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데 러시아워 시간대 외에는 모든 차량의 통행을 허용한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동천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운영 방침을 이같이 정한 것은 대중교통 활성화 못지 않게 상권 활성화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서울시는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대구시는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밤 9시에서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만 택시 운행을 허용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버스만 통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태룡 부산시 교통국장은 "제도 시행일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여론을 수렴해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송비용 절감 노력도 부족

부산시의 준공영제는 다른 도시들처럼 노선 운영권을 자치단체가 갖고 시내버스 운행을 민간업체에 맡기되 운송수입금은 공동관리하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시는 업체와 협상을 거쳐 인건비 등 대당 표준운송원가를 정해 운송비와 적정 이윤을 지급한다. 문제는 운송비 절감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면모가 성과이윤에서 드러난다. 이윤은 모든 업체에 공통적으로 주는 기본이윤과 경영 및 서비스를 평가해 차등 지원하는 성과이윤으로 나뉘는데, 부산은 지난해 말 압축천연가스(CNG) 일반버스 기준으로 성과이윤 비중이 전체의 15.5%를 차지한다. 이는 서울(35%) 대전(24%) 인천(20%) 등에 비해 많이 낮은 배분이다. 이 때문에 성과이윤 비율을 높여 업체의 경비 절감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부산시는 그런 고민보다 버스업체의 적자 보전과 이윤 보장에 치중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부품 공동구매, 공동정비 등 표준운송원가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 재정지원금이 제대로 사용되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 국장은 "타이어 공동구매 등을 통한 경비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 관리인력 및 연료비 산정의 적정성 등도 재검토해 표준운송원가를 낮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대구 승객 증가·대기환경 개선, 서울 상권 활기·교통체증 해소

■ 교통수요 관리 효과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긴 도로에 버스만 보인다. 대구시청 제공
대구시가 최도심인 대구역에서 반월당까지 중앙로 1.05㎞ 구간을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해 시내버스 중심의 통행로로 만든 건 2009년 12월 1일이었다. 만성적인 교통혼잡을 완화하고 친환경적인 거리로 거듭나기 위한 전국 최초의 시도였다. 4년여 지난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대구시에 따르면 지정 전 연평균 489만 명이었던 중앙로의 시내버스 승객이 현재 617만 명으로 26.3% 증가했다. 시내버스 환승객도 연평균 134만 명에서 202만 명으로 50.7% 늘어났다. 또 차로를 축소하면서 보도를 확대한 결과, 유동인구가 평일 12시간 기준으로 평균 5만6311명에서 6만6294명으로 17.7% 증가했다.

대기환경에도 괄목할 만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지정 전에 비해 이산화탄소(-54%) 일산화탄소(-33%) 아황산가스(-25%) 미세먼지(-12%) 등 유해물질이 크게 줄었고, 소음 또한 68㏈에서 64㏈로 감소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하나로 승용차 이용 억제, 교통체증 해소, 대기환경 개선, 상권 활성화 등 네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며 교통수요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올해 1월 6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서울 연세로(신촌 지하철역~연세대 입구 550m)에도 벌써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시 이수진 교통수요관리팀장은 "3월 한 달간 시내버스 승객과 평일 시간당 유동인구가 각각 1만1000여 명, 870명씩 늘어난 데 이어 상가의 신용카드 결제건수가 15% 증가했다"고 전했다.

서울 남산 1, 3호 터널의 혼잡통행료 징수 효과도 눈길을 끈다. 시행(1996년 11월 11일) 전 일평균 7만8777대였던 승용차 통행량이 지난해 말 4만8364대로 31.8% 줄면서 통행속도가 21.6㎞/h에서 46.9㎞/h로 117% 신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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