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진당과 연대 불가' 정면 비판
- "경남서 새누리당 독주 막아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통합진보당과의 연대 불가라는 중앙당 방침에 재고를 요청하고 나섰다. 광역단체장 후보가 중앙당 지침에 공식 반대 의사를 드러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역정가에서는 김 후보의 소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김 후보는 25일 경남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명령은 특정당 후보와의 연대는 안 된다는 것이지만, 지역의 명령은 야권이 힘을 합쳐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으라는 것이다. 누구의 명령을 따라야 하겠느냐"면서 당의 방침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강병기 경남지사 후보가 소속된 통합진보당의 이념적 문제와 이로 인한 역풍을 중앙당이 우려하는 것 같지만 이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로 우리당이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또 지금 경남은 시민단체가 나서서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 중에 있다며 "공천했으면 후보를 믿어달라. 그것이 민주적 정당의 모습이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중앙당이 기존 방침을 고수할 경우의 향후 대응과 관련해서는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앞서 새정연 중앙당은 김 후보와 통진당 강 후보와의 단일화 등 야권연대에 대해 "통진당과의 어떤 연대도 안 된다"고 통보했다. 새정연의 이런 방침은 종북 논란 등 이념적 문제로 재판을 받고있는 통진당과의 연대가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도권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새정연으로서는 어떤 이유로든 득표에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사안은 피해가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지역정가에서는 통진당과의 연대무산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후보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진당과 연대를 거부한다는 새정연의 방침은 야권 지지층 분열과 선거 무관심을 초래, 도지사는 물론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다른 선거의 야권 후보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도지사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와 야권 후보들의 격차가 워낙 커 단일화가 되지 않는다면 승산이 거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지역 야권 등에서는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도지사 후보 야권 단일화를 추진 중인 경남시민단체 연석회의는 당혹감 속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야권 세력이 강한 지역의 후보들도 중앙당 방침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전략 수정 등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