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수 컨설팅 등 회사자금 유용
- 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의혹

한국선급 비리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오공균(62) 전 한국선급 회장이 검찰에 처음 소환됐다. 검찰의 수사 개시 한 달여 만이다.

한국선급과 해운 관련 비리를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배성범 2차장)는 업무상 배임, 배임수재, 공용서류손상 등 혐의로 오 전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오 전 회장은 해양수산부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세월호 사고 이후 검찰 조사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수사본부는 해경 수사를 통해 오 전 회장이 지난해 해경의 한국선급 비리 관련 압수수색 당시 임직원들로부터 4200만 원을 받은 정황이 담겨 있는 메모지를 찢어버린 사실을 추가로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오 전 회장은 2012년 부산 강서구 명지동에 본사 사옥을 건립하면서 부지와 사무실 배치 등에 관해 컨설팅을 받고 풍수가에게 9350만 원을 지급했다. 또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고 새긴 표지석을 만들면서 서예가에게 애초 주기로 한 1500만 원 외에 추가로 10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과다하게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대전의 한국선급 신성장산업본부를 서울의 한국선주협회 건물로 옮기면서 설립한 영리회사의 리모델링비 1억 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 전 회장은 또 6년간 회장으로 지내면서 정치인들에게 쪼개기 형식으로 후원금을 건네거나 재임 기간에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만들어 정·관계에 로비한 의혹도 받고 있다.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훼손된 메모와 계좌추적 자료 등을 토대로 대가성을 추궁할 예정이며, 오 전 회장에게 부과된 혐의와 관련해 확인할 내용이 많아 며칠간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 전 회장은 관련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