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후 함정 10여 척 다시 확인
- 해수부 출신 한국선급 팀장
- 뒷돈 받은 전 선사 대표 구속
한국선급의 함정 검사 총책임자가 해군 노후 함정 검사 과정에서 '뒷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뒷돈'과 '부실 검사'가 연계된 정황이 드러나면 해군 함정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배성범 2차장)는 20일 해군의 노후 함정 안전검사 대행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한국선급 수석검사원 윤모(52) 씨를 구속했다. 윤 씨는 지난해 8월 함정검사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선박검사 대행업체에 현금 1000만 원을 요구해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대행업체는 이 무렵 해군 함정의 선체 두께 측정 등 선체의 안전 관련 검사를 진행했다. 해군 함정도 새로 건조되거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일반 선박처럼 검사를 받는다.
검찰은 윤 씨의 집에서 수표 1000만 원(100만 원권 10장)을 추가로 발견, 윤 씨를 상대로 출처를 캐고 있다.
검찰은 "한국선급은 함정 검사 관련 대행업체 여러 곳 중 사실상 해당 업체에 독점적인 지위를 줬다"며 "해당 업체는 독점 구조를 유지하고 감독을 까다롭지 않게 하는 조건으로 금품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국선급과 함정 검사 대행업체 간 '검은 거래'가 드러나면서 해군의 노후 함정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한국선급의 안전진단을 받았으나 지적 사항이 없었던 노후 함정 10여 척에 대해 부실 검사 여부를 확인한 뒤 문제점이 드러나면 전 함정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해군 함정의 검사 과정에서 돈이 오간 사실이 드러난 만큼 부실 검사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본다"며 "일반 선박 관련 수사를 뒤로 미루고 해군 함정에 대한 수사를 우선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저가의 선박 분뇨처리장치(방수형)를 안전 기능이 보강된 고가의 제품(방폭형)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품질확인서와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한 혐의(사문서 변조,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로 분뇨처리장치업체 대표 박모(72) 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성익경 부산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시험성적서 위·변조와 한국선급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범죄 혐의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고령이면서 주거가 일정하다며 구속영장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수사본부는 오공균 전 한국선급 회장으로부터 한국선급 팀장으로 취업시켜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감사를 무마해준 해양수산부(당시 국토해양부) 소속 양모(50) 팀장과, 노후 선박의 수리를 맡기는 대가로 3000만 원을 받아 챙긴 연안 여객선사 전 대표 백모(69) 씨를 구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