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급과 해운 관련 비리를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배성범 2차장)는 30일 업무상 횡령 혐의로 한국선급 자회사인 iKR의 신사업본부장 이모(42) 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씨는 한국선급 신성장기술지원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국가연구비 6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며, 추가 범행이 드러나면서 기존 사건과 병합해 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 씨의 추가 범행은 한국선급에 근무할 당시와 자회사로 옮긴 이후 저지른 범죄로 나뉜다.

먼저 한국선급 신성장기술지원팀장으로 근무한 그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국가 연구용역비를 부풀려 업체에 지급한 뒤 3000만 원을 리베이트 명목으로 대포통장으로 받아 챙겼으며, 업무용 카드로 15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이 씨는 지난해 9월 한국선급 자회사 iKR의 신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그해 12월 iKR 간부와 짜고 연구비를 가장한 4100만 원을 받아 자신의 형사사건 변호사 비용으로 쓰고 업무추진비 1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씨가 한국선급 근무 때 6000만 원을 횡령했음에도 자체 징계를 받지 않은 것 등에 대해 오공균(62·구속) 전 한국선급 회장이 개입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오 전 회장은 지난해 퇴임을 한 달가량 앞두고 한국선급에서 연간 운영비로 20억 원을 지원하는 영리사업 자회사를 해양수산부 승인 없이 설립하고 사외이사를 맡아 논란이 된 바 있다. 검찰은 또 한국선급 자회사 대표와 간부들도 이 씨의 횡령에 공모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