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편함 그대로…예산낭비"
부산과 경남 진주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환승 없이 운행하는 '직통 KTX'는 고속철이 아니라 '저속철'인 것으로 확인됐다. 배차간격(부산발)은 최장 4시간이나 되고 운행시간도 4시간가량 걸렸다. 정부가 직통 KTX 사업을 '동남권 신공항'의 대안으로 내세운 논리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증명된 셈이다.
본지 취재팀이 1일 부산역~인천공항역 '직통 KTX'에 탑승해 확인한 결과 서울역~인천공항역(총연장 61.0㎞) 구간의 경우 시속 100㎞대로 달려 47분이나 걸렸다. 부산에서 인천공항역까지는 3시간37분 내지 3시간46분이 소요됐다. 10분 이상 연착할 경우 4시간 가까이 걸린다. 개통식이 열린 지난달 30일 첫 운행 때도 2분가량 지연 도착하기도 했다.
게다가 직통 KTX는 부산에서 편도로 하루 5, 6차례 운행(평일 일반실 6만4700원)한다. 부산역에서 열차를 한 번 놓치면 최장 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진주역에서는 하루에 한 편(편도)을 운행하는 데다, 인천공항역까지 최장 4시간40분이 걸린다. 인천공항행 리무진보다 운행시간이 무려 20분이나 더 소요된다. 옛 국토해양부(국토교통부 전신)가 2010년 12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밝힌 'KTX가 인천공항까지 운행되면 부산~인천공항 운행시간이 2시간40분대로 줄어든다. 인천공항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직통 KTX가 '저속철'로 전락한 것은 전용철로 없이 공항철도(서울역~인천공항역 급행 지하철 개념)의 철로를 빌려 운행하기 때문이다. 공항철도를 건설할 때 KTX 운행 여부를 감안하지 않아 생긴 현상이다. 또 직통 KTX 연결구간(서울역~인천공항역)은 논스톱이 아니다. 인천 시민의 편의를 위해 인천 북부권인 검암역에 정차한다. 그뿐만 아니다. 직통 KTX의 운행편수가 늘면 공항철도 편수를 줄여야 하는 구조여서 증편도 어렵다. 공항철도와 KTX는 법인이 다르고, 공항철도가 민영화되면 KTX와 공항철도 간 운행 스케줄 조정을 놓고 마찰까지 예상된다.
이 때문에 직통 KTX 운영은 '동남권 신공항'의 대안이 될 수 없고 신공항 건설 필요성만 재확인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해공항 가덕이전 범시민운동본부 박인호 상임공동대표는 "긴 소요시간에 느린 속도, 넓은 배차간격 등 이렇게 불편한 열차를 누가 타겠느냐. 인천공항 독점주의에 사로잡힌 산물로, 예산만 낭비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인천공항의 허브화를 위해 민간자본을 포함한 4조 원 이상의 비용으로 공항철도를 건설했고, 직통 KTX 사업에는 예산 3149억 원을 투입했다.